대미 증권투자 잔액 6천750억달러로 비중 39.4%…유럽·동남아 순
동남아 자금, 국내 투자 증가폭 최대…"채권 투자 유입 영향"
(서울=연합뉴스) 김유아 기자 = 지난해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린 개인 투자자인 '서학개미'가 크게 늘면서 대(對)미국 금융투자가 2년 연속 사상 최대 폭으로 불었다.
한국은행이 28일 발표한 지역별·통화별 국제투자대조표(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한국 대외금융자산(거주자 대외투자)은 1조7천153억달러로, 2020년 말보다 1천778억달러 증가했다.
이번 통계의 잔액에서 준비자산(4천631억달러)은 제외됐는데, 이는 준비자산 운용 내역을 국제투자대조표에서 공개하지 않는 국제관례에 따른 것이다.
지역별 투자 규모와 비중을 보면 미국에 대한 투자가 6천750억달러로 가장 높은 비중(39.4%)을 차지했다. 이어 유럽연합(EU)(2천360억달러·13.8%), 동남아(2천149억달러·12.5%) 등 순이었다.
특히 미국 투자 잔액은 전년 말보다 1천418억달러 늘면서 증가 폭이 2년 연속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잔액도 2009년 이후 지속해서 증가하며 역대 최대 행진을 이어오고 있다.
유복근 한은 경제통계국 국외투자통계팀장은 "해외 증권 투자가 미국 주식시장을 중심으로 증가하고, 미국 주가가 큰 폭으로 올라 증가 폭이 역대 최대를 나타냈다"며 "지난해 뉴욕증시의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와 나스닥 지수는 각각 18.7%, 21.4%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미국 투자 잔액을 유형별로 나눠보면 증권투자(4천568억달러)가 가장 많았고, 직접투자(1천438억달러)와 기타투자(714억달러)가 뒤를 이었다.
대외금융부채(외국인의 국내 투자)는 지난해 말 1조5천188억달러로, 전년 말보다 255억달러 늘었다. 다만 증가 폭은 2020년 말(2천898억달러)보다 크게 둔화했다.
우리나라에 대한 투자 규모를 지역별로 보면 미국이 3천862억달러로 가장 많았고, 동남아가 3천239억달러, EU가 2천515억달러로 뒤를 이었다.
특히 동남아의 우리나라에 대한 투자 증가 폭(357억달러)은 다른 국가 중 가장 컸다. 유 팀장은 "중앙은행 등의 채권 투자가 꾸준히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다만 미국과 일본의 투자 규모는 전년 말보다 각각 177억달러, 51억달러씩 감소했다. 이는 원화 가치가 하락하고 주식 투자가 감소한 영향으로 분석됐다.
지난해 말 우리나라 대외금융자산을 통화별로 분류하면, 미국 달러화 표시 금융자산이 1조56억달러(비중 58.6%)로 가장 많았고, 유로화(1천687억달러·9.8%)와 중국 위안화(1천210억달러·7.1%) 순이었다.
미국 달러화에 대한 투자 증가 폭은 1천436억달러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대외금융부채 중에선 원화 표시 금융부채가 1조456억달러로 최대를 나타냈으며 미국 달러화는 3천684억달러, 유로화는 365억달러 수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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