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줄고 재고는 급증…기름야자 가격은 3분의1 토막
"국내 공급 의무화 정책 중단해야"
(자카르타=연합뉴스) 박의래 특파원 = 인도네시아 정부가 팜유 국제가격 상승을 이유로 수출 규제를 계속해서 유지하자 인도네시아 내 팜유 재고량이 급증하고 팜유의 원료인 기름야자 열매 가격은 급락해 현장에서 불만의 소리가 터져 나온다고 CNBC 인도네시아가 28일 보도했다.
지난해부터 팜유 국제가격이 크게 뛰자 팜유 업체들은 국내 공급보다 수출에 집중했고, 이 여파로 인도네시아 내 식용유 품귀 현상이 벌어지자 인도네시아 정부는 올해 초 국내 시장 공급 의무화 정책을 도입했다.
하지만 식용유 대란이 이어지자 지난 4월 수출 금지 조치를 내렸고 한 달 만에 다시 수출 재개에 나섰다. 다만 팜유 생산업자는 수출을 위해서는 일정 비율만큼 국내 공급 물량을 유지해야 하는 국내 공급 의무화 정책은 계속해서 유지하고 있다. 만약 이 비율을 지키지 않고 수출을 늘리려면 1t당 200달러(약 25만7천원)의 세금을 추가로 내야 한다.
하지만 이 같은 규제로 팜유 재고량이 급증하면서 팜유 원료인 기름야자 생산 농가만 손해를 보고 있다고 CNBC는 전했다. 가격 상한제로 국내 판매에는 한계가 있는데 국내 판매가 늘어나지 않으면 수출 물량도 늘릴 수 없다 보니 결국 재고가 쌓이면서 기름야자 가격도 내려간다는 것이다.
인도네시아 팜유 협회(GAPKI)에 따르면 2022년 4월 인도네시아 팜유 수출량은 208만9천t으로 1년 전보다 20% 넘게 줄었다. 반면 4월 말 기준 재고량은 610만3천t으로 1년 전보다 90% 가까이 증가했다. 4월 말 기준 재고량은 지난 6년 내 가장 많다.
팜유 재고가 쌓이면서 팜유의 원료가 되는 기름야자 농가는 가격 급락에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팜오일농민조합(SPKS)에 따르면 기름야자 열매의 가격이 1㎏ 1천 루피아(87원) 아래로 떨어졌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500루피아까지 내려간 상태다.
SPKS는 성명을 통해 "1㎏에 2천500 루피아(217.5원)를 웃돌아야 정상 가격"이라며 "농민들은 1ha(헥타르)당 150만∼200만 루피아(13만∼17만4천원)의 손실을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팜유 농업전략연구소의 퉁콧 시파영 사무국장은 결국 정부가 수출 제한 정책을 해제해야 재고가 줄면서 가격도 정상화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는 "매달 팜유가 약 400만t 생산되는데 이 중 300만t은 수출이 돼야 재고량도 적정선을 유지할 수 있다"며 "수출 제한 정책이 있는 한 재고량은 계속 늘고 생산을 줄이면 결국 농가에서도 생산을 원하지 않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laecor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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