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토군 강화·우크라 지원 등 논의…한·일 등 아태 정상도 첫 참석
중·러 대응한 '전략 개념' 승인할 듯…NYT "냉전 후 가장 중요한 나토회의"
핀란드·스웨덴 가입에 튀르키예 '막판 찬성'
(파리=연합뉴스) 현혜란 특파원 =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일으킨 전쟁이 길어지는 와중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가 29일(현지시간) 스페인 수도 마드리드에서 열린다.
미국과 유럽의 집단안보 체제인 나토 회원국 정상들은 이날부터 이틀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가져온 안보 상황의 변화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를 집중적으로 논의한다.
나토는 사전에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유럽의 평화를 산산조각 냈고, 에너지와 식량 위기를 일으켰으며, 규칙에 기초한 국제 질서를 뒤흔들었다"고 비판했다.
이러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나토 회원국 정상들은 이번 회의에서 나토가 장기적으로 억지력과 방어력을 강화하고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방안에 의견을 모으기로 했다.
나토는 "이번 회의에서 회원국 정상들이 장기적으로 나토 대응군의 주둔과 능력, 준비태세를 상당 수준으로 강화하는 데 합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러시아의 침공에 맞서고 있는 우크라이나가 자신을 지킬 수 있도록 지원을 늘리고 그 지원을 오랫동안 유지하는 방안도 조율할 것이라고 나토는 전했다.
나토는 또한 중국의 도전에도 공동 대응한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나토는 이번 정상회의에서 러시아의 위협과 함께 중국이 야기하는 도전을 처음으로 다룬 새로운 '전략 개념'을 승인할 예정이다.
블룸버그는 이번에 나올 새 전략 개념이 중국을 '구조적 도전'으로 규정하는 한편 중국-러시아 관계 심화를 부각할 것이라고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전략 개념 문서에는 나토가 처한 안보적 도전과 이에 대처하기 위한 정치적, 군사적 임무를 포함해 나토가 앞으로 10년간 대응해야 할 우선순위가 담긴다.
나토가 2010년 포르투갈 리스본 정상회의에서 채택한 전략 개념 문서에는 러시아를 '파트너'로 표현했고, 중국은 언급하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커다란 변화로 여겨진다.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냉전 이후 가장 중요한 나토 정상회의"가 될 것이라고 평가할 정도로 신냉전 구도 속에서 진행되는 나토의 행보에 전 세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지난 27일 기자회견에서 "동맹국들이 러시아를 우리 안보에 가장 크고 직접적인 위협으로 여긴다는 점을 분명히 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핀란드와 스웨덴은 70년 이상 유지해온 중립 정책을 포기하고 나토 가입 절차를 밟는다.
러시아와 국경을 접한 핀란드와 인접국인 스웨덴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자 중립국 지위를 포기하고 나토 가입을 결정했다.
유일하게 반대했던 튀르키예(터키)가 나토 정상회의 직전, 기존의 입장을 접고 찬성으로 돌아서면서 핀란드와 스웨덴은 나토 가입에 성큼 다가섰다.
협정을 중재한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마드리드의 나토 행사장에서 기자들에게 "우리가 스웨덴과 핀란드의 나토 가입에 길을 열어주는 합의에 도달했음을 발표하게 돼 기쁘다"며 "역사적인 결정"이라고 말했다.
나토에 가입하려면 기존 30개 회원국이 만장일치로 찬성해야 하는데 튀르키예는 두 나라가 분리독립을 추구하는 쿠르드족 세력에 포용적이라는 점을 문제 삼아 반대 의사를 표명해왔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핀란드와 스웨덴은 양해각서에서 튀르키예가 요구한 대로 쿠르드족 무장 조직인 쿠르드민병대(YPG)를 지원하지 않겠다고 약속하고 가입 찬성을 끌어냈다.
주요 나토 회원국 정상들은 3국의 협정을 환영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트위터에 "스웨덴과 핀란드의 가입은 우리의 빛나는 동맹을 더 강하고 안전하게 만들 것"이라고 썼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세 나라가 결정적인 발걸음을 내디뎠다"고 평가했다.
튀르키예가 반대 입장을 접음에 따라 29일부터 본 일정이 시작되는 나토 정상회의에서 스웨덴과 핀란드의 나토 가입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나토는 이 밖에도 테러, 사이버 공격, 중국의 강압적인 정책, 파괴적인 기술, 기후변화가 안보에 미치는 영향 등에 대한 해결책을 찾기 위해 머리를 맞댄다.
이번 나토 정상회의에는 한국과 일본, 호주, 뉴질랜드 등 아시아 태평양 파트너국 정상들도 사상 처음으로 초청을 받았다.
run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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