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백악관 직원 하원조사위 청문회 증언…트럼프 "가짜 얘기"
(워싱턴=연합뉴스) 김경희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자신의 극렬 지지자들이 일으킨 지난해 1월 6일 의회 난입 사태 당시 연방 의회 의사당으로 향하기 위해 경호원의 만류를 물리치고 운전대를 직접 잡으려 시도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마크 메도스 당시 백악관 비서실장의 핵심 측근 캐서디 허친슨은 28일(현지시간) 하원 의회난입 조사특위 공개 청문회에 출석, 트럼프 전 대통령이 폭도들이 총으로 무장했다는 증언에도 우려하지 않았다며 이같이 밝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오히려 당일 백악관 인근에서 자신이 '선거 사기' 연설을 행하는 동안 백악관 비밀경호국(SS)이 금속탐지기를 사용했다고 분노했다고 허친슨은 증언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당일 오전 선거 사기 연설을 하는 과정에서 "나는 그들이 무기를 소지했다는 사실에 신경 쓰지 않는다"며 "그들은 나를 해치려고 온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또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저 빌어먹을 탐지기를 치워버리라"며 "내 사람들이 들어오게 하고, 의사당까지 행진하게 하라. 그 빌어먹을 탐지기를 치워버리라"고 지시했다고 허친슨은 관계자를 인용해 밝혔다.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은 폭도들이 의사당으로 몰려가자 의사당행을 고집했고, 안전 문제로 이를 만류한 경호원에게 격노했다고도 허친슨은 증언했다.
허친슨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빌어먹을 나는 대통령이다. 나를 당장 의회로 데리고 가라"고 요구했고, 급기야 대통령 전용 차량 '비스트'의 운전대를 탈취하려고까지 했다는 것이다.
경호원은 앞자리로 달려들어 목을 노리려는 트럼프 전 대통령을 물리적으로 저지해야 했다고 허친슨은 밝혔다.
허친슨은 또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당시 대선 결과를 인증하는 상·하원합동회의를 주재하려는 마이크 펜스 당시 부통령의 교수형을 주장하고 위협할 당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를 두둔했다고도 밝혔다.
펜스 전 대통령을 위협하는 폭도들의 주장에 직접적 행동을 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자, 메도스 당시 비서실장은 "트럼프 전 대통령은 부통령이 그것을 당해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그는 그들이 어떤 잘못도 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빌 바 당시 법무장관이 AP와의 인터뷰에서 선거 사기 주장을 입증할 증거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하자, 백악관 식당에서 음식물이 담긴 식기를 벽에 던졌다고도 증언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시절 백악관 직원이 청문회 증언대에 직접 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청문회 직후 자신의 소셜 미디어 '트루스 소셜'에 글을 올려 "내가 의사당으로 가기 위해 백악관 리무진의 운전대를 낚아채려 했다는 그녀의 가짜 이야기는 역겨운 사기"라고 즉각 부인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이 음식 접시를 벽에 집어 던졌다는 증언도 사실이 아니라고 부정했다.
kyungh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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