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 복귀 향한 첫 발…민간기업이 설계·제작·발사 모두 맡아 진행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미국의 달 우주정거장이 건설될 독특한 궤도를 시험할 전자레인지 크기의 큐브샛이 28일 밤 발사돼 달을 향한 여정에 올랐다.
'캡스톤'(CAPSTONE)으로 명명된 이 소형 위성은 이날 오후 9시55분(현지시간·한국시간 오후 6시55분) 뉴질랜드 마히아반도 제1발사장에서 로켓랩의 일렉트론 로켓에 실려 발사됐으며, 현재 지구 저궤도를 돌고있다.
캡스톤은 일렉트론 로켓의 3단 추진체인 '루나 포톤'(Lunar Photon)을 6일간 정기적으로 가동해 지구 저궤도를 탈출, 달로 향하는 궤도에 오른 뒤 포톤 엔진을 떼어내고 자체 추진력으로 달로 가게 된다.
'지구-달 자율 위치 시스템 기술 운영 및 항법 실험'의 영문 머리글자를 조합한 캡스톤은 약 4개월 뒤 달 우주정거장인 '게이트웨이'(Gateway)가 이용할 궤도에 도착해 적어도 6개월 이상 궤도 역학을 시험하는 비행 임무를 수행한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유럽우주국(ESA), 캐나다, 일본 등과 함께 달 궤도에 건설할 소형 우주정거장인 게이트웨이는 달을 오가는 우주비행사와 우주선은 물론 화성 유인탐사 등에도 전진기지로 활용될 예정이다.
게이트웨이가 탈 궤도는 지구-달의 공전궤도면과 수직으로 길쭉한 타원형을 그리고 있다.
'직선에 가까운 헤일로 궤도'(NRHO)라는 명칭이 붙었는데, 캡스톤은 달의 북극은 약 1천600㎞, 남극은 6만9천600㎞ 거리를 둔 계란형 궤도를 6일 반 만에 한 번씩 돌게 된다.
이 궤도는 지구와 달의 중력을 적절히 이용해 안정적인 비행을 유지하며 우주정거장의 연료 소모를 최소화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캡스톤은 처음으로 이뤄지는 NRHO 비행을 통해 궤도 역학 관련 자료를 제공하고, 달 궤도를 돌고있는 '달궤도정찰선'(LRO)과 짝을 이뤄 서로 거리를 측정해 위치를 확인하는 '달-지구 자율 위치 시스템' 기술도 선보이게 된다.
캡스톤은 NASA를 위한 임무를 수행하지만 미국 민간 기업 '어드밴스드 스페이스'가 설계·운영하고 발사는 미국-뉴질랜드 합작기업 로켓랩이 맡아 약 3천만 달러(387억원)의 적은 비용만 든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 에임스연구센터의 캡스톤 프로젝트 매니저인 엘우드 아가시드는 "캡스톤은 여러가지 면에서 길잡이로, 이전에 어떤 것도 비행한 적이 없는 달 궤도를 돌며 다양한 기술적 능력을 시연할 것"이라면서 "(달복귀 프로그램인) 아르테미스와 게이트웨이, 미래 달 탐사의 민간 참여 등의 토대를 쌓고있다"고 했다.
한편 지난 20일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의 달 첫 비행인 아르테미스1 미션에 투입될 우주발사시스템(SLS)과 유인 캡슐 '오리온'에 대한 최종 기능점검 시험이 네 번의 연료주입 시도 끝에 마무리됨에 따라 첫 발사 일정은 8월 말로 잡힐 전망이다.
NASA는 이번에 우주비행사 없이 달까지 다녀오는 무인비행에 성공하면 내년 중에 유인 비행을 거쳐 2025년에 여성과 유색인종 우주비행사를 태우고 50여년 만에 달에 복귀한다는 계획이다.
<YNAPHOTO path='AKR20220629079500009_04_i.jpg' id='AKR20220629079500009_0401' title='달 우주정거장 '게이트웨이' 상상도' caption='[NASA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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