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인사 모욕 발언 지지 후 살해돼…힌두교도-무슬림 간 긴장 고조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인도 집권당 인사의 이슬람 예언자 무함마드 '모욕 발언'으로 인해 무슬림들이 아시아 곳곳에서 시위를 벌이는 가운데 해당 발언을 옹호한 한 힌두교도가 참혹하게 살해된 사건까지 발생했다.
29일(현지 시간) 더힌두 등 인도 매체에 따르면 전날 인도 서부 라자스탄주 우다이푸르에서 재단사 칸하이야 랄(40)이 그의 가게에서 참수당했다.
이후 무슬림 남성 2명이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살해 장면을 올리며 범행을 시인했다.
이들은 이날 오후 경찰에 체포됐고 연방정부 내무부는 광역 수사기관인 국가조사국(NIA) 요원을 현지로 급히 파견했다.
범인들은 랄이 SNS를 통해 무함마드 모욕 발언을 한 집권당 인사를 지지한 점에 앙심을 품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인도국민당(BJP) 대변인 누푸르 샤르마는 지난달 말 무함마드와 그의 세 번째이자 가장 어린 아내인 아이샤의 관계를 언급하며 논란성 발언을 했다. BJP 델리지부 미디어 책임자도 비슷한 내용을 트위터에 올리기도 했다.
이에 무슬림들은 전국 곳곳에서 샤르마 등의 체포를 요구하며 시위를 벌였고 힌두교도나 경찰과의 충돌과 폭동도 빚어졌다. 특히 금요 예배가 있었던 지난 3일에는 2명 이상이 사망할 정도로 항의가 격렬했다.
방글라데시, 파키스탄 등 아시아의 이슬람 국가에서도 인도 정부를 비난하는 시위가 이어졌고 여러 무슬림 국가들은 앞다퉈 자국 주재 인도 대사를 초치해 항의했다.
이슬람권에서는 무함마드를 조롱하거나 비판하는 것을 신성모독으로 간주하며 엄격히 금할 정도로 민감하게 여긴다.
와중에 랄의 피살 소식이 알려지자 무슬림과 힌두교도 간 긴장이 고조되며 갈등이 더욱 첨예해지는 분위기다.
이에 라자스탄주는 우다이푸르 일부 지역의 인터넷을 차단하고 통금령을 내리며 대응에 나섰다.
아쇼크 게로트 라자스탄주 주총리는 "피의자 두 명은 체포됐고 신속한 조사 후 법정에서 엄격하게 처벌될 것"이라며 모든 이가 평화를 유지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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