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강진욱 기자 = 미국에서 아시아계가 가장 많이 사는 주인 캘리포니아에서 아시아인을 겨냥한 혐오범죄가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8일(현지시간) 중국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주 법무부는 이날 발간한 보고서에서 2021년 한 해 동안 지역 내에서 발생한 혐오범죄 건수가 1천763건으로 전년도보다 32.6% 증가해 2001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아시아계를 대상으로 한 혐오범죄는 247건이었다.
2020년 신고된 아시아계 대상 혐오범죄가 89건이었던 걸 고려하면 불과 한 해 만에 발생빈도가 3배 가까이 높아진 셈이다.
다만, 혐오범죄에 가장 빈번히 노출되는 인종 집단은 아프리카계였다.
아프리카계를 겨냥한 혐오범죄는 2020년 456건에서 작년 513건으로 12.5% 늘었고, 히스패닉 또는 라틴계에 대한 혐오범죄도 같은 기간 152건에서 197건으로 29.6% 증가했다.
이밖에 성적 지향성과 관련한 혐오 범죄 역시 205건에서 303건으로 크게 많아졌다.
롭 본타 캘리포니아주 법무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을 하고 "이 통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세계적 유행 당시 기승을 부렸던 증오라는 전염병이 여전히 명백하고 현존하는 위협이란 점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는 캘리포니아의 혐오범죄 건수가 2001년 9·11 테러 이후 최다 수준으로 치솟았다면서 "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 우리가 뭉쳐야 할 때다. 캘리포니아에는 증오가 발 불일 곳이 없다"고 강조했다.
미국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주인 캘리포니아의 주민 수는 4천만명에 육박한다. 캘리포니아는 미국에서 아시아계 인구가 가장 많은 주이기도 하다.
캘리포니아 공공정책연구소(PPIC) 자료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주의 인종비율은 2020년 기준으로 라틴계 39%, 백인 35%, 아시아·태평양계 15%, 흑인 5%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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