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인 위험국' 멕시코, 2000년 이후 기자 150여 명 목숨 잃어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 멕시코에서 또 한 명의 기자가 살해됐다.
멕시코 일간 엑스프레소는 자사 기자 안토니오 델라크루스(47)가 29일(현지시간) 오전 북부 타마울리파스주 시우다드빅토리아에서 자택을 나서다 총에 맞아 숨졌다고 밝혔다.
헤수르 라미레스 멕시코 대통령실 대변인은 트위터에 델라크루스 기자의 딸도 함께 숨지고 아내는 부상했다고 전했다가, 곧이어 별도의 트윗으로 딸은 중상이며, 아내는 무사하다고 정정했다.
타마울리파스 주지사는 의료진이 딸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용의자는 붙잡히지 않았다.
검찰은 이번 사건을 '표현의 자유'에 대한 범죄로 보고 수사를 개시한다고 밝혔다.
엑스프레소에서 15년 넘게 재직한 고인은 최근엔 환경, 농업 분야 등을 주로 취재했다고 현지 일간 라호르나다는 전했다. 소셜미디어를 통해 지방 당국의 부패 등도 자주 비판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델라크루스 기자는 올해 들어 멕시코에서 살해된 열두 번째 기자다.
멕시코에선 마약 카르텔 등의 범죄 활동이나 정·재계의 부패 등을 파헤치던 언론인들이 목숨을 잃는 일이 속출해 언론인에게 가장 위험한 나라로 불린다.
2000년 이후에만 150명 넘는 언론인들이 피살됐다.
올해는 상반기에만 12명의 희생자가 나와 가장 많은 언론인이 목숨을 잃은 해로 기록될 가능성도 있다.
비극적인 사건이 반복되자 멕시코 안팎의 언론단체는 물론 미국 정부와 유럽의회까지 나서 멕시코 정부를 향해 언론인 보호 대책 마련을 촉구하기도 했다.
이날 엑스프레소는 "이번 범죄 역시 또 하나의 미제 사건으로 남지 않길 바란다"며 "당국은 반드시 정의를 구현하라"고 호소했다.
라미레스 대변인은 "언론인이나 활동가를 노린 공격을 용납해선 안 된다. 반드시 처벌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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