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29일 실시…'영유권 주장' 필리핀 "강력 반대" 비난
(서울=연합뉴스) 정재용 기자 = 대만이 최근 남중국해의 실효지배중인 섬 타이핑다오(太平島) 주변에서 중국군의 침공에 대비한 실탄 사격 훈련을 실시했다.
30일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필리핀의 인콰이어러 등에 따르면 대만은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지역인 스프래틀리 제도(중국명 난사군도<南沙群島>·베트남명 쯔엉사군도)의 타이핑다오 인근에서 실탄 사격 훈련을 했다.
대만의 실사격 훈련은 28일 오후 8시부터 29일 오후 9시까지 이뤄졌으며, 대만은 자국산 케스트럴 대전차 미사일 등을 동원해 타이핑다오 인근 해상과 공중을 향해 실사격 훈련을 실시했다.
타이핑다오를 관할하는 대만 해순서(해경)는 사전에 선박과 항공기들이 타이핑다오 주변에 접근하지 말도록 통보했다.
이 섬은 1950년대에는 대만군이 관할하다 2000년대 이후 대만 해순서로 관할권이 넘어갔다.
대만 해순서의 이번 실사격 훈련은 중국 인민해방군의 섬 점령 시도에 대비한 훈련으로 보인다.
대만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 이후 인민해방군의 침공에 대비한 훈련을 강화하고 있다.
인민해방군의 침공 가능성에 대비해 대만군은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군에 대항해 사용한 작전을 면밀하게 연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과 비교해 군사력 열세인 대만은 군사용 드론과 대전차 미사일을 인민해방군에 대응할 수 있는 주요 비대칭 전력으로 판단하고 있다.
우크라이나군이 압도적으로 우세한 러시아군에 맞서 선전하는 데는 '탱크 킬러'로 불리는 미국산 대전차 미사일 '재블린(Javelin)'과 터키제 드론 '바이락타르 TB2'의 기여가 크다는 게 군사전문가들의 평가다.
대만 본섬에서 남남서쪽으로 약 1천500km 떨어진 곳에 있는 타이핑다오는 대만이 실효 지배중이지만, 중국과 필리핀, 베트남이 각각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다.
스프래틀리제도 내 암초섬 가운데 면적이 가장 큰 타이핑다오는 영어로는 이투아바(Itu Aba)섬으로, 필리핀 타갈로그어로는 리가오(Ligaw)섬으로 각각 불린다.
타이핑다오에는 1천150m 길이의 활주로가 설치돼 있으며, 대만은 항공기의 이착륙이 용이하도록 활주로를 1천500m 규모로 확장하는 공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만의 타이핑다오 주변 실사격 훈련에 대해 필리핀 정부는 '불법'이라고 비난했다.
필리핀 일간 인콰이어러에 따르면 필리핀 외교부는 29일 성명을 통해 "필리핀은 리가우섬 부근에서 28∼29일 대만이 실시한 불법적인 실탄 사격 훈련에 대해 강력한 반대의 뜻을 표시한다"고 밝혔다.
jj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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