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안암병원, 국가검진 408만명 빅데이터 분석결과
(서울=연합뉴스) 김길원 기자 = 고혈압이 심부전과 뇌졸중 등을 일으키는 '감염성 심내막염'의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제시됐다.
고려대 안암병원(가정의학과 김양현 교수, 신고은 교수, 이규배 전공의, 흉부외과 김희중 교수)·숭실대 정보통계보험수리학과 한경도 교수 공동 연구팀은 2009∼2018년 국가검진에 참여한 408만331명의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고혈압과 감염성 심내막염 발생 사이에 이런 연관성이 관찰됐다고 30일 밝혔다.
감염성 심내막염은 혈관을 따라 돌던 세균이나 곰팡이 같은 미생물이 적절히 제거되지 못하고 손상된 심장판막에 달라붙어 감염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심장판막에 세균 덩어리와 혈전을 만들고 심부전, 색전증, 뇌졸중 등의 중증 질환을 유발하는데, 사망률은 20% 정도로 높은 편이다.
이번 연구에서 감염성 심내막염 진단을 받은 사람은 총 812명이었다.
연구팀은 고혈압(140/90㎜Hg 이상)인 사람이 감염성 심내막염에 걸릴 위험을 정상혈압(120/80㎜Hg 미만) 대비 2.15배로 추산했다. 또 고혈압 전단계(120~139/80~89㎜Hg)인 경우에도 이런 위험은 1.39배로 평가됐다.
김양현 교수는 "고혈압이 감염성 심내막염을 직접적으로 일으키지는 않지만, 감염성 심내막염이 발생하기 쉬운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김희중 교수는 "감염성 심내막염은 적극적으로 치료해도 예후가 좋지 않은 질환"이라며 "아직 위험 요인에 대한 연구가 부족하지만, 고혈압과의 연관성이 새롭게 확인된 만큼 질환 극복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논문은 미국심장협회가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고혈압'(Hypertension) 최신호에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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