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이웃 나라 튀르키예(터키)와 앙숙 관계인 그리스가 군사력 강화 행보를 본격화하는 모양새다.
AP 통신에 따르면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그리스 총리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개최지인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최근 미국에 F-35 스텔스 전투기 구매 요청서를 보냈다고 밝혔다.
미초타키스 총리는 구매 희망 대수를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고 한 개의 비행편대(20대) 규모라고 언급했다.
전투기는 미국 당국의 수출 승인 등의 절차를 거쳐 이르면 2027년께 그리스에 인도될 것으로 전망된다.
키리아코스 총리는 제2 F-35 비행대대 구성을 위한 추가 구매 가능성도 시사했다.
그리스는 이미 프랑스에 라팔 전투기 24대를 주문했으며, 올 1월 6대를 먼저 인도받아 전력화했다.
또 2025∼2026년에는 프랑스제 구축함 석 대를 순차적으로 도입할 예정이다. 여기에 투입되는 예산만 30억 유로(약 4조 원)에 달한다.
최근 몇 년 새 부쩍 눈에 띄는 그리스의 이러한 군사력 강화 행보는 다분히 튀르키예를 겨냥한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그리스는 15세기 말 튀르키예의 전신인 오스만 제국에 점령당했다가 19세기 초에야 독립을 이뤘다. 이후 두 나라는 여러 차례 전쟁을 벌이며 대립해왔다.
최근에는 배타적 경제수역(EEZ) 문제를 놓고 무력 충돌 직전까지 가는 험악한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다.
튀르키예는 나토 회원국으로서 스웨덴, 핀란드의 나토 가입에 어깃장을 놓지 않겠다고 약속한 뒤 최근 미국으로부터 F-16 전투기 현대화 지원에 대한 화답을 얻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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