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명은 인도주의 활동가…지난달엔 영국인 2명에 사형 선고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 우크라이나 동부 친러시아 세력인 자칭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이 우크라이나에서 붙잡힌 영국인 2명을 또 '용병 활동' 혐의로 기소했다.
러시아 타스통신은 소식통을 인용, DPR 당국이 영국인 앤드루 힐, 딜런 힐리를 형법 제430조에 따라 용병활동 혐의로 기소했다고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DPR 소식통은 두 사람이 각각 우크라이나 미콜라이우와 마리우폴에서 붙잡혀 현재 구금 상태로, 증언을 거부하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러시아 국방부는 지난 4월 29일 우크라이나에서 붙잡힌 영국인의 영상을 공개한 바 있다. 앤드루 힐이라는 이름으로 영국 액센트를 쓰는 이 남성은 당시 다친 상태로, 신원을 알 수 없는 러시아군으로부터 심문받았다.
러시아 국방부는 앤드루 힐이 미콜라이우에서 러시아군에 항복했으며 무기를 소지하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얼룩무늬 위장군복 차림이었으며, 심문에서 자신이 영국 남부 플리머스 출신에 연인과 아이 4명이 있다고 밝혔다.
통신은 그가 체포 당시 이르핀과 부차, 키이우 인근의 공동묘지에 관한 기록이 담긴 노트를 갖고 있었다고 전했다.
힐과 함께 기소된 딜런 힐리는 우크라이나 제36해병여단이 배치됐던 마리우폴 일리치 제철소에서 붙잡혔다고 DPR 소식통은 전했다.
힐리는 영국 비영리기구 프레지디움 네트워크 소속 인도주의 활동가다.
프레지디움은 4월 29일 힐리가 폴 우레이라는 다른 활동가와 함께 우크라이나 남부 검문소에서 억류됐다고 발표했다.
영국 외무부는 두 사람의 기소에 대해 '정치적 목적'의 착취 행위라며 비판했다.
외무부 측은 "정치적 목적으로 전쟁 포로와 시민들을 이용하는 것을 규탄한다"며 "러시아 측에 문제를 제기했다"고 말했다고 미국 CNN 방송이 보도했다.
외무부 측은 또 "이번 사건과 관련해 우크라이나 정부와 지속해서 접촉하고 있으며, 이들을 석방하기 위한 우크라이나의 노력을 전적으로 지지한다"고 덧붙였다.
DPR이 영국인을 법정에 세운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달 9일에는 영국인 에이든 애슬린, 숀 핀너와 모로코 국적의 사아우둔 브라힘을 용병 행위 등의 혐의로 사형을 선고했다.
2월 2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DPR이 재판에 세운 첫 외국인들로, DPR 측은 이들이 용병으로 테러 활동을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영국은 애슬린과 핀너가 수년 전 우크라이나에 정착해 우크라이나 정규군 소속으로 참전했다며, 제네바 협약에 따라 적대행위 참여로 인한 기소에서 면제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DPR 법률에 따르면 유죄가 확정되면 이들은 총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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