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유일 상설 전범재판소 ICC 20돌…그간 유죄판결은 단 5건

입력 2022-07-02 18:14  

세계 유일 상설 전범재판소 ICC 20돌…그간 유죄판결은 단 5건
反인도적·전범 저지른 개인 처벌 목적…국제법 체계 마련 평가
미·러·중 미가입 한계·'편파적' 비판도…우크라전 장기화 속 '시험대'



(서울=연합뉴스) 정빛나 기자 = 반(反)인륜 범죄와 전쟁범죄를 단죄하는 국제형사재판소(ICC)가 1일(현지시간) 창설 20주년을 맞았다.
세계 유일의 상설 재판기구라는 명성과 달리 저조한 실적 등으로 평가가 엇갈리는 가운데 우크라이나 전쟁이 ICC로선 중요한 시험대가 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네덜란드 헤이그에 본부를 둔 ICC는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 연합국이 독일과 일본의 전쟁 범죄자들을 심판하기 위해 열었던 임시 군사재판인 뉘른베르크 재판, 도쿄 전범 재판이 시발점이었다.
이후 1990년대 유고 내전과 1994년 르완다 학살 등을 계기로 국제사회에서는 상설 국제사법기구 필요성이 대두됐다.
이에 따라 1998년 반 인도범죄 등을 명시한 다자 조약인 로마 규정이 채택되면서 ICC가 설립됐다.
ICC는 집단학살·반인륜 범죄·전쟁 범죄 등에 대한 수사·기소·처벌 권한을 갖는다.
ICC 출범은 개별 국가가 물을 수 없는 잔혹한 전쟁범죄자에 대해 국제 형사 정의를 실현하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실효성에 대한 의문도 끊이지 않은 게 사실이다.
AFP 통신에 따르면 지난 20년간 ICC의 유죄 판결은 콩고민주공화국과 우간다의 전 반군 지도자 등을 상대로 고작 5건에 그쳤다.
ICC의 올해 기준 연간 예산이 1억6천100만 달러(약 2천100억원)에 달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저조한 실적이다.
회원국이 한국을 포함해 123개국에 이르지만, 정작 미국과 러시아, 중국 등이 빠져 있는 점은 한계로 지적된다. 북한 역시 회원국이 아니다.



ICC가 주로 아프리카 국가의 전쟁범죄에만 활동을 집중하고 있어 편향적이라는 비판도 적지 않다.
다만 무고한 희생이 이어지고 있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ICC에 다시 이목이 쏠린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전쟁범죄 혐의로 ICC 법정에 세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면서다.
이와 관련 ICC도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의 전쟁 범죄 여부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는 외신 보도가 지난달 나오기도 했다.
시에라리온특별법정(SCSL) 수석 검사장인 데이비드 크레인은 AP 통신에 "ICC는 잔혹한 범죄를 국제규범에 근거해 대응하기 위한 근간"이라며 "푸틴 대통령에게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책임을 묻는 데 앞장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크라이나전에서 어떤 성과를 보이는지가 ICC로선 중대한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shin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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