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 보도…前 백악관 직원 폭로로 입은 타격 반전 모색
(워싱턴=연합뉴스) 김경희 특파원 = 지난해 미국 의회 폭동 사건과 관련한 전직 백악관 직원의 적나라한 폭로로 궁지에 몰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르면 이달 중 차기 대선 출마를 선언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CNN은 2일(현지시간) 트럼프 전 대통령의 측근을 인용, 마크 메도스 전 백악관 비서실장의 핵심 참모를 지낸 캐서디 허치슨의 하원 조사특위 진술로 위기에 처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출마 선언을 통해 돌파구 마련을 모색 중이라고 보도했다.
허치슨은 지난달 28일 하원 특위 청문회에서 폭동 당일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의사당으로 가겠다고 고집을 부리다가 경호원의 목을 조르며 운전대를 탈취하려 했고, 선거사기 증거가 없다는 법무장관의 인터뷰에 음식물이 담긴 접시를 식당 벽에 집어던졌다는 등 충격적 사실을 고스란히 증언했다.
이후 트럼프 전 대통령 기소 여론이 비등하는 등 예상하지 못한 정치적 위기에 봉착한 상황이다.
CNN은 "트럼프 진영에 하원 조사특위 청문회가 예상보다 더 큰 내상을 입힌 것이 사실"이라며 "전·현직 보좌진들의 공개 증언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기소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트럼프 전 대통령이 출마 선언 시점을 이르면 이달 초까지로 당겨 여론의 흐름을 자신에게 유리하고 바꾸고, 언로를 확대해 위기를 탈출하는 전략을 구상 중이라는 것이 측근들의 전언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퇴임 후에도 여러 미디어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지만, 대부분이 아직 출간되지 않은 저서 형태인데다, 뉴스의 경우 일부 보수 매체에 제한돼 대중 노출에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출마 선언으로 주목을 받으면 그때부터 본인의 장기를 활용해 유리한 여론전을 펼 수 있다는 것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판단이라고 측근들은 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임 시절에도 직접 나서서 여론전을 주도해 왔다.
CNN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레이스 조기 등판 가능성과 관련해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을 비롯해 마이크 폼페이오 전 국무장관 등 잠재적 경쟁자들이 약진할 가능성을 사전에 경계하는 의미도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애초 오는 9월께 대선 출마 선언을 검토하다 오는 11월 중간선거 이후 정치적 영향력을 확실히 각인시킨 뒤 출사표를 던지는 방안에 무게를 둬 온 것으로 전해진다.
한 측근은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이 출마를 선언하면 다시 무대의 중심에 서게 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청문회로 궁지에 몰린 자신을 구해낼 최선의 방책으로 이를 염두에 두고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측근도 "트럼프 전 대통령이 7월에 출마를 선언할 것"이라고 했고, 다른 관계자도 "트럼프 전 대통령이 최근 들어 한층 확실하게 이야기하고 있다"고 했다.
kyungh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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