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전초 러군에 타격…굴욕당한 러군, 전자전·방공망 개선
(워싱턴=연합뉴스) 김병수 특파원 = 우크라이나 전쟁 초기 러시아에 치명적인 타격을 안겨주며 주목을 받았던 우크라이나의 드론이 점점 전투 효율성을 잃고 있다고 '비즈니스 인사이더'가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전쟁 초기 예상치 못한 '복병' 드론에 굴욕을 당했던 러시아군이 점차 전자전 능력을 강화하는 등 드론에 대한 방어시스템을 개선한 데 따른 것이다.
잡지에 따르면 전쟁 초기만 해도 드론은 우크라이나군의 예상치 못했던 승리의 원천으로 관심을 모았다.
소셜미디어에선 감시용 소형드론에서부터 터키제 바이락타르 TB2 공격형 드론에 이르기까지 우크라이나의 드론들이 러시아의 최신예 전차를 파괴하는 등 러시아군을 무력화시키며 맹위를 떨치는 동영상이 자주 등장해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개전 초 드론 공격에 수모를 당한 러시아군이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최근엔 방어시스템을 개선한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최근 들어 우크라이나 드론이 격추되거나 전자방해를 받아 임무 수행에 실패하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점점 비효율적으로 돼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미 해군분석센터의 군사용 드론 및 로봇시스템 전문가인 새뮤얼 벤데트는 "개전초 몇 달간에 비해 지금 러시아의 전자전과 방공망이 더 잘 조직화하고 작동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벤데트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드론 피아식별을 위해 조기경보레이더를 사용하고, 우크라이나 드론의 교신을 방해하기 위해 전자전 시스템을 이용하고 있다.
아울러 우크라이나 드론을 격추하기 위해 기관총과 토르 미사일 시스템과 같은 방공망 등 다양한 무기를 동원하고 있다.
러시아 국방부는 최근 발표한 영상에서 러시아군의 크라수하-S4 전자전 시스템이 우크라이나 드론을 무력화시켰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반면에 러시아군의 대응능력이 개선돼 격추되거나 임무 수행에 실패하는 드론이 늘어나면서 우크라이나군은 드론 사용을 제한하고 있다.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지원한 스위치블레이드나 피닉스고스트와 같은 일회용 드론은 가격이 각각 수천 달러 정도이지만 터키제인 TB2 공격용 드론은 100만~200만 달러에 달하기 때문이다.
최근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TB2보다 전투력이 우수한 미국제 MQ-1C 그레이 이글 공격용 드론을 판매할 것이라는 보도가 있었다. 하지만 그레이 이글 공격용 드론은 대당 가격이 1천만 달러에 달한다.
이 때문에 우크라이나군 일각에선 구매에 소극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가 드론 사용이 비효율적이라고 판단해 활용을 대폭 줄인 반면에 러시아군은 정보, 감시 및 정찰 임무를 위해 더 많은 드론을 전장에 투입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군 드론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무기가 부족해 고심하고 있다고 잡지는 덧붙였다.
bings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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