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 두고 충돌했던 5월 이어 또다시 신경전…백악관도 가세
(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정유사들 상대로 기름값 인하를 공개적으로 압박하자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가 "기본적인 시장 작동에 대한 심각한 오해"라며 비판했다.
두 사람이 지난 5월 인플레이션 문제를 두고 충돌한 데 이어 또다시 신경전을 벌인 것으로, 백악관 인사들도 베이조스 비판에 가세했다.
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2일 트위터를 통해 정유사들을 겨냥해 "지금은 전쟁과 세계적 위기의 시기"라면서 "생산에 드는 비용을 반영해 주유소에서 요금을 낮추라. 지금 하라"고 압박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이 발언에 대해 베이조스는 "인플레이션은 백악관이 이런 발언을 계속하기에는 훨씬 더 중요한 문제"라며 "직접적인 오도이거나 기본적 시장 작동에 대한 심각한 오해"라고 비판했다.
이러한 발언은 미국이 40년 만에 최고 수준의 인플레이션에 직면하면서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이 하락, 집권 민주당의 11월 중간선거 전망에 비상등이 켜진 가운데 나왔다.
미국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인플레이션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미국의 휘발유 평균 가격은 이날 갤런(3.78L) 당 4.812달러를 기록, 사상 최고가였던 지난달 5.016달러에 근접하는 등 유가가 진정되지 않고 있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소비자 가격이 유가 하락분을 반영하지 않는 만큼 '기본적인 시장 작동'이 아니라면서 "유가 시장이 미국 소비자들을 실망케 하고 있다"며 베이조스의 발언을 반박했다.
또 "정유사들이 시장 지배력을 이용해 미국인들을 희생해가며 기록적인 이윤을 거두는 게 경제 운용 방식이라고 생각한다니, 놀랍지 않다"고 비꼬았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대변인도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최근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유가 대책을 제안한 바 있으며, 전략비축유를 풀기도 했다며 정부가 대응에 나서고 있음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만약 모두가 협력하면 갤런당 최소 1달러는 가격을 낮출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바이든 대통령과 베이조스는 지난 5월에는 인플레이션과 세금 문제를 두고 설전을 벌인 바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당시 트위터를 통해 "인플레이션을 완화하고 싶은가? 가장 부유한 기업들이 공정한 몫을 지불하도록 확실히 만들자"면서 대기업의 세금을 늘려 인플레이션을 잡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베이조스는 "이것들(기업 증세와 물가 안정)을 뒤섞어 잡탕을 만드는 것은 잘못된 방향"이라면서 "인플레이션은 극빈층이 가장 피해를 보는 역진적 세금"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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