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아프리카국가들, 군부의 약속에 고강도 경제·금융제재 해제
(서울=연합뉴스) 전명훈 기자 = 서아프리카경제공동체(ECOWAS) 회원국 정상들이 3일(현지시간) 군부 치하의 말리·부르키나파소 등 2개국에 대해 경제·금융 제재 해제를 결의했다고 AP·블룸버그통신 등이 보도했다.
장클로드 브루 ECOWAS 집행위원장은 가나 수도 아크라에서 회원국 정상회담을 마친 뒤 기자회견에서 두 국가의 군부 정권이 민주주의 체제 전환을 약속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말리는 2024년 3월에 대선을 치르기로 했다고 브루 집행위원장은 밝혔다.
말리는 2020년 8월 군부가 쿠데타를 일으켜 선출직 대통령을 몰아낸 데 이어 2021년 또다시 쿠데타를 주도, 당시 과도 민주 정부의 지도자를 축출하고 아시미 고이타 대령이 스스로 대통령에 오른 상황이다.
말리 군정은 올 1월 ECOWAS의 민주주의 전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러자 ECOWAS는 즉각 말리와 주변 회원국의 통상을 전면 중단하는 초강경 제재를 부과했다. 서아프리카지역 국제 금융시장에서 말리 금융기관을 퇴출하고 말리 중앙은행과의 관계도 단절했다.
이 조치로 말리의 국가 경제는 큰 타격을 받았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제재 부과 이후 말리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5.5%에서 5.0%로 0.5%포인트 내려잡기도 했다.
그러나 말리가 이번에 내년 7월까지 민주주의 전환을 약속함에 따라 ECOWAS는 제재를 즉시 해제하고 통상을 재개했다. 다만 말리의 ECOWAS 회원국 자격정지와 군부 지도부 개인에 대한 제재는 민주주의 전환이 완료될 때까지 유지된다고 브루 집행위원장은 설명했다.
군부가 올 1월 쿠데타를 통해 정권을 장악한 브루키나파소도 24개월간 준비를 거쳐 2024년 7월 1일 선출직 대표를 뽑는 선거를 치르겠다는 계획을 ECOWAS에 제출했다.
부르키나파소도 즉각 제재가 해제됐으나, 민주주의 전환이 완료될 때까지 회원국 자격정지 상태는 계속된다.
ECOWAS의 또 다른 제재 대상국인 기니는 이번에 3년 안에 민주 정부 전환을 완료하겠다는 계획을 제출했으나, ECOWAS가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에 따라 현재 기니 중재관을 맡고 있는 보니 야이 전 베냉 대통령은 4주 이내에 다시 선거 계획을 제출해야 하며, 그렇게 하지 못하면 기니는 추가 제재를 받아야 한다고 브루 집행위원장은 전했다.
ECOWAS는 가나, 나이지리아, 코트디부아르 등 서아프리카 15개국의 경제 공동체다. 나이지리아 아부자에 본부를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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