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중국 고용시장에서 코로나19에 걸렸다가 회복한 사람들이 기피 대상이 되고 있다고 홍콩 명보가 5일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상하이 고용시장에서는 상하이 디즈니랜드, 폭스콘, 상하이 다이킨에어컨 등이 코로나19에 걸렸던 사람은 채용하지 않는다고 선을 긋고 있다.
명보는 "중국에서 코로나19에 걸려 입원했다가 퇴원한 사람이 4일 현재 22만여명인데 이들은 퇴원하면서 고용 차별에 직면하고 있다"고 전했다.
기업들은 특히 팡창(方艙·경증과 무증상자, 밀접접촉자 등을 집단격리하는 임시시설)에 들어갔다 나온 이력이 있으면 채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천펑 씨는 지난 4월 용역 파견회사를 통해 광저우에서 상하이로 와 팡창에서 감염자들을 돕는 일을 했다. 그러다 열흘 후 본인이 코로나19에 감염되면서 입원 치료를 받고 퇴원했다.
그러나 퇴원 후부터 지금까지 한달여 동안 그는 일자리를 찾지 못했다. 천씨는 유일한 이유가 자신이 코로나19 환자였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천씨가 자신의 경험을 중국 소셜미디어 위챗 그룹에 공유하자 많은 이들이 비슷한 경험이 있다며 빠르게 호응했다. 경비원, 택배 기사, 전자부품 공장 등의 분야에서 취업 거절을 당했다는 경험담이 공유됐다.
대부분의 직업소개소는 코로나19에서 회복한 사람을 채용하지 않고, 채용 시 유전자증폭(PCR) 검사 기록을 확인한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심지어 팡창에서 일을 한 이력이 있는 사람도 기피 대상이다.
중국 관영 인민망은 전날 논평을 통해 코로나19에서 회복된 사람을 고용에서 차별하는 것은 '2차 가해'라며 과학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에서 회복한 이들이 직장으로 복귀해 새롭게 시작할 수 있도록 하는 실효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썼다.
누리꾼들은 코로나19에 걸렸다가 회복한 이들이 고용시장에서 차별받는 것을 강하게 비판하며, 차별 관련 조사와 처벌을 요구했다.
일부 누리꾼은 "이런 차별도 하나? 소름 끼친다", "코로나19를 악마화하고 방역 활동을 정치화하면 앞으로 사람들은 어떻게 일상생활을 영위하나?" 등의 댓글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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