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기념일 불꽃놀이에 수십만 운집…대부분 마스크 벗고 연휴 만끽
(뉴욕=연합뉴스) 강건택 특파원 = 미국의 독립기념일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대표적인 축제는 뉴욕의 불꽃놀이입니다.
해마다 7월4일 미 전역에서 크고 작은 불꽃놀이가 벌어지지만 뉴욕 축제만큼 크고 화려한 행사는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독립선언 200주년인 1976년부터 미 백화점 메이시스 주관으로 뉴욕시 맨해튼 동쪽 이스트리버 강 위에서 진행되는 이 축제를 보기 위해 올해도 뉴요커와 관광객을 합쳐 수십만 명이 곳곳에 운집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예정된 시작 시간인 오후 9시25분을 살짝 넘겨 강 위에 있던 바지선 5척에서 일제히 불꽃이 솟아오르자 맨해튼은 물론 브루클린, 퀸스의 강변 공원과 건물 옥상에 미리 자리 잡고 기다리던 관람객들의 입에서 일제히 탄성이 터져 나왔습니다.
메이시스에 따르면 올해 행사에 준비한 폭죽은 모두 4만8천여 발로 25분을 조금 넘는 진행시간 동안 분당 1천920발을 하늘에 쏘아 올렸습니다.
30가지 색깔과 다양한 형태의 폭죽이 연신 맨해튼 미드타운의 고층빌딩 상공을 장식하는 동안 곳곳에서 환호성과 박수가 끊이지 않았습니다.
거의 30분에 가까운 긴 불꽃놀이였는데도 "벌써 시간이 다 됐나?"라며 아쉬워하는 관람객들도 많았습니다.
지난 2020년 미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최대 피해자였던 뉴요커들은 2년 만에 상처를 거의 다 잊은 듯 대부분 마스크를 벗어던지고 연휴의 마지막 밤을 만끽하는 모습이었습니다.
하지만 최근 변이 바이러스의 확산 속에 무더운 날씨에도 마스크를 챙기는 시민들도 가끔은 눈에 띄었습니다.
이날 저녁 불꽃놀이를 내려다볼 수 있는 뉴욕시 퀸스의 아파트 건물에서는 한 백인 노인이 마스크를 쓰지 않고 우르르 올라가려는 청년들을 힐끗 쳐다보며 "이제 마스크 쓰는 법은 다 잊었느냐"라며 투덜거리기도 했습니다.
비록 뉴욕에서 벌어진 일은 아니지만, 같은 날 오전 시카고 교외의 독립기념일 퍼레이드에서 벌어진 무차별 총격 사건도 미국인들의 마음을 무겁게 내리눌렀습니다.
뉴욕경찰(NYPD)은 이날 맨해튼 미드타운 이스트와 퀸스 롱아일랜드시티, 브루클린의 이스트리버 강변 등 주요 관람포인트 곳곳에 경관들을 배치하고 차량을 통제하는 등 삼엄한 경비를 펼쳤습니다.
퀸스 주민인 카밀로 엔리케스는 지역 방송 WABC 인터뷰에서 "우리는 9·11테러에서 살아남았고, 늘어나는 범죄와 수많은 위기로부터 역시 살아남았다. 우리는 강하다"라고 말했습니다.
firstcirc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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