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소한 일상까지 담긴 블로그 일기
민감한 정보 기재는 주의해야
(서울=연합뉴스) 박주하 인턴기자 = 요즘 청년들은 일기를 쓰기 위해 블로거가 되고 있다.
네이버에 따르면 매주 블로그에 일기를 작성하는 '주간일기챌린지' 공개 이후 블로그 개설률은 14% 증가했으며, 전체 참여자 중 20대와 30대가 80%를 차지한다.
이들은 블로거가 된 이유로 기존에 일상 기록을 담당하던 인스타그램에는 없는 블로그만의 매력을 꼽는다. 김희영(25) 씨는 "인스타그램은 '인스타 용 사진'과 같이 예쁜 사진과 특별한 순간만 담는 느낌이 강하다"며 "그런 보여주기식에 지쳐 일기를 쓰기에 적합한 블로그를 애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참여자 박수연(21) 씨는 "인스타그램은 명함처럼 친하지 않은 사람과도 교환하는 경우가 많아 개인적인 생각이나 일상생활을 공유하기에는 적합하지 않은데, 그럴 때 블로그가 유용하다"고 말했다.
이들은 일기에서 사적인 생활을 공개하는 것도 꺼리지 않는다. 김서연(23) 씨는 "오히려 이러한 사소한 일상들을 공개하는 것이 나를 특별하게 만드는 요소라 생각한다"고 전했다.
실제 포털에 '주간일기'를 검색했을 때 상위에 노출되는 게시글 중 하나에는 '월요일에는 000(상호명)에서 00(지인 이름)랑 점심을 먹었다', '오늘은 오전에 교내 00(부서명)에서 근로를 했다' 등 작성자의 거주지역과 직장 등을 유추할 수 있는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 해당 게시물을 작성한 이 모(22) 씨는 "일기이기 때문에 모두 적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며 "민감한 정보를 노출한다는 생각은 딱히 해본 적 없다"고 전했다.
곽금주 서울대학교 심리학과 교수는 "심리학적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하며 느끼는 만족감이 크다"며 "사소한 것들을 일기에 쓰면서 느끼는 만족감이 사생활 노출에 대한 우려나 자각이 줄어들게 만든다"고 설명했다.
블로그에 게시된 민감한 개인정보가 범죄에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젊은 세대들은) 온라인상의 교류에 익숙해져 온라인에서 개인적인 정보가 악용될 수 있다는 것을 잘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지만, 악용 위험성은 분명히 존재한다"며 "(주간일기챌린지 게시글의) 민감한 정보 노출에 대해서는 네이버가 구체적으로 조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네이버 주간일기챌린지 관계자는 주의문구 삽입 등의 별다른 조치는 계획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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