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6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간 전화통화 내용이 유출된 데 대해 불만을 표시했다.
리아노보스티 통신에 따르면 베트남을 방문 중인 라브로프 장관은 이날 기자들의 관련 질문에 "외교 에티켓은 당연히 그러한 일방적인 녹취록 유출을 상정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이어 러시아가 한때 자신과 프랑스·독일 외교장관과의 협상 녹취록을 공개한 적이 있긴 한데 그 전에 세 차례나 양측에 공개 가능성을 통보했었다는 일화도 소개했다.
그는 당시 노르망디 형식 회담의 틀 내에서 양국 외무장관과 만나 우크라이나가 돈바스 지역 평화협정인 '민스크 평화협정'을 이행하도록 요청했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민스크 평화협정이 이행되지 않으면 3국 외무장관 회담 녹취록을 공개할 수 있다고 양국에 세 차례나 통보했지만, 반응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노르망디 형식 회담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특별군사작전을 개시하기 전에 돈바스 지역 분쟁 해결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러시아·우크라이나·프랑스·독일 4자가 진행한 회담 형식을 일컫는다.
앞서 이달 1일 프랑스 일간 르몽드 등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특별군사작전 개시 나흘 전인 지난 2월 20일 마크롱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과 한 전화 통화 내용을 포함한 마크롱 대통령의 외교전 뒷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가 방송됐다고 전했다.
다큐멘터리엔 마크롱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이 통화에서 서로 성이나 직함이 아닌 이름을 부르며 친밀하게 대화를 나누는 가운데 마크롱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에게 조 바이든 대통령을 스위스 제네바에서 만나 유럽의 긴장도를 낮추라고 제안한 내용 등이 포함됐다.
푸틴 대통령은 이 제안에 원칙상 동의한다고 말했지만, 미·러 정상회담은 결국 성사되지 않았고 곧이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특별군사작전이 시작됐다.
cjyou@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