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다녀간 홍콩에서 연일 시 주석이 한 연설에 대해 공부하는 세미나가 개최되고 있다.
홍콩에서는 이전까지 볼 수 없었던 중국 본토식 세미나로, '홍콩의 중국화'를 보여주는 또 하나의 사례다.
지난 2일 홍콩에서는 중국 정부의 홍콩 주재 연락판공실(중련판)이 주최한 '홍콩 사회 각계 시진핑 주석 중요 발언 정신 학습·홍보·관철 좌담회'가 열렸다.
시 주석이 홍콩 주권 반환 25주년 기념식에 참석하고 돌아간 바로 다음날 열린 행사로, 시 주석이 기념식에서 한 연설 내용을 곱씹는 자리였다.
이어 4일에는 홍콩광둥사단총회가 시 주석 연설을 학습하는 세미나를 열었고, 홍콩경제민생연맹·홍콩중화총상회와 정보·기술 분야가 주최한 비슷한 세미나가 이어졌다.
오는 8일에는 교육과 사회복지 분야가 주최하는 같은 세미나가 열릴 예정이다.
홍콩 사회 각 분야가 돌아가면서 시 주석이 기념식에서 행한 연설을 분석하고, 시 주석이 20차례에 걸쳐 강조한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의 미래에 대해 공부하는 자리이다.
라우시우카이 중국 홍콩마카오연구협회 부회장은 6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이러한 세미나를 통해 시 주석의 메시지를 홍보하는 것은 중국 정부의 아이디어"라며 "시 주석 연설의 주요 목적은 투자자들과 각지 인재들을 대상으로 홍콩에 대한 중국의 장기 정책의 확실성과 예측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친중 단체인 홍콩교육공작자협회는 "시 주석이 팬데믹 와중에 목숨을 걸고 홍콩에 와 연설을 했다"며 "우리는 그의 말씀이 홍콩의 미래에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중국 관측통 조니 라우는 형식적인 보여주기식 세미나의 효과에 의구심을 보였다.
그는 "중국 본토에서는 각 조직이 이러한 세미나에 일부 대표자만 보낼 뿐이며, 그들은 마음으로 학습하지 않고 그저 참석만 할 뿐"이라고 지적했다.
홍콩 야당인 민주당의 로킨헤이 주석도 홍콩에서 이런 식의 세미나가 열리는 것이 이상하다며 "홍콩인들은 이러한 관행에 익숙하지 않다"고 말했다.
홍콩이공대 찬와이쿵 교수도 세미나의 형식주의에 대한 우려를 표하며 "이건 매우 중국 본토식이며 사람들은 참석을 위한 참석을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pretty@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