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구인공고 1천130만 건…코로나 이전보다 높은 수준
(뉴욕=연합뉴스) 고일환 특파원 = 미국의 경기침체 우려가 확산하는 상황에서도 기업들은 여전히 일할 사람을 찾지 못해 고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노동부는 6일(현지시간) 공개한 구인·이직보고서를 통해 지난 5월 미국 내 구인공고는 약 1천130만 건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전달의 1천170만 건보다는 다소 줄어든 수치이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전보다 높은 수준이다.
미국 기업의 구인공고는 지난 3월 1천190만 건으로 지난 2000년 이후 최고 기록을 세웠다.
이에 비해 이달 새롭게 일자리를 찾은 사람은 650만 명에 그쳐 기업들의 구인난이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자발적으로 일자리를 그만둔 노동자의 수는 430만 명에 달했다. 역시 직전 달보다는 약간 감소했지만, 기록적으로 높은 수치다.
자발적 퇴직자의 수가 많다는 것은 노동시장에서 노동자의 선택권이 커진 상황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해고된 노동자의 수는 140만 명으로 직전 달보다 10만 명 늘었지만, 코로나19 이전보다는 낮은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민간 고용서비스 업체들도 미국 고용시장에서 여전히 일할 사람을 찾는 기업의 수요가 줄어들지 않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구인·구직 사이트 집리크루터는 6월 중순까지 기업들이 1천130만 건 이상의 구인공고를 냈다고 추정했다.
베이야드 애드버타이징도 기업의 구인광고 등을 기반으로 1천100만 개에 가까운 일자리가 비어있는 상태라는 분석치를 내놨다.
집리크루터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줄리아 폴락은 "일부 업계에선 고용난이 완화됐지만, 고용시장 전반적으로는 수요가 더 많은 상태"라고 지적했다.
미국 경제계 전반에 확산하는 경기침체 조짐이 고용시장에선 아직 확인되지 않은 셈이다.
결국 기업의 일자리 수요는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인플레이션과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 인상이 소비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기업들도 구인공고를 내는 것을 주저할 것이라는 이야기다.
실제로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미국 경제활동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소비자 지출은 지난 5월 0.2% 증가하면서 상승 폭이 둔화했다.
특히 넷플릭스와 테슬라 등 정보기술(IT) 관련 업체와 레드핀 등 부동산 업체가 비용 절감을 위해 정리해고에 나선 상황이다.
다만 일부 기업의 정리해고가 고용시장 전반에 한파로 이어지지는 않으리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구직 사이트 글래스도어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대니얼 자오는 "일부 유명한 업체에서 정리해고를 단행한 것은 사실이지만 정리해고가 업계 전체로 확산할 것이라고 볼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kom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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