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 훼손 조사"…英, 브렉시트 뒤 빅테크 규제에 속도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정성호 특파원 = 유럽연합(EU)을 탈퇴한 영국의 경쟁 당국이 마이크로소프트(MS)와 아마존을 상대로 반(反)독점 조사에 착수하며 빅테크에 대한 규제의 고삐를 조이고 있다.
영국 경쟁시장청(CMA)은 6일(현지시간) MS의 비디오게임 업체 액티비전 블리자드(이하 액티비전) 인수 제안, 아마존의 전자상거래 사업 관행에 대한 조사를 개시했다고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경제매체 CNBC가 보도했다.
CMA는 MS가 '콜 오브 듀티',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같은 유명 게임 업체인 액티비전을 687억달러(약 89조7천억원)에 인수할 경우 가격이 인상되거나 선택이 줄어 경쟁을 해칠지를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미 미국에서도 연방거래위원회(FTC)가 MS의 액티비전 인수에 대한 조사에 나선 상황이다.
MS는 이와 관련해 당국의 조사에 협조할 것이며 이번 인수가 비디오게임 이용자는 물론 게임업계 전반에 혜택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당초 예상대로 인수 거래가 2023 회계연도 중 마무리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WSJ은 이번 조사가 정보기술(IT) 업계에 대한 글로벌 규제 기관으로서 영국의 위상을 강화하는 일련의 조사의 하나라면서, CMA가 영국의 EU 탈퇴 이후 실리콘밸리의 빅테크 조사에 더 적극적으로, 광범위하게 나서고 있다고 지적했다.
CNBC도 "영국이 빅테크 규제 경쟁에서 글로벌 플레이어가 되려는 야심을 드러내는 또 다른 신호"라고 풀이했다.
이탈리아의 유럽대학연구소(EUI)의 니콜라스 페티트 교수는 "사람들이 말하지 않는 브렉시트의 효과 중 하나는 영국을 규제 게이트키퍼로서 다시 되살린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CMA는 9월 1일까지 MS의 액티비전 인수에 대한 예비 조사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했다.
CMA는 또 이날 아마존이 자사 플랫폼에 입점한 외부 판매업자들을 희생시키며 자사 사업을 촉진하기 위해 부당하게 대기업의 지위와 데이터 수집 관행을 이용했는지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특히 주요 초점 중 하나는 아마존이 외부 판매업자들로부터 어떻게 비공개 데이터를 수집해 이용하느냐다. 아마존은 이런 데이터를 자사 브랜드를 단 경쟁 상품을 개발하는 데 이용했다는 증언이 전직 아마존 직원들에게서 나온 바 있다.
CMA는 또 아마존 검색 결과에서 우선순위 판매업자로 선정되는 기준이 어떻게 결정되는지, 유료 멤버십 회원을 위한 신속 배송 서비스인 프라임이 적용되는 제품은 무엇인지 등도 조사할 계획이다.
EU 역시 이미 비슷한 사안에 대해 조사를 개시한 바 있다.
아마존은 CMA와 긴밀히 협조할 것이며 그동안 자사 플랫폼에 입점한 소상공인들이 성공을 거두도록 항상 열심히 일해왔다고 믿는다고 밝혔다.
sisyph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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