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차량에 있던 경호요원·운전사 "그런 일 없었다"고 반박
공화, 신뢰성 공격…11월선거 승리시 특위활동 조사 추진 시사
(워싱턴=연합뉴스) 강병철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1·6 의사당 폭동' 당시 시위대에 합류하기 위해 운전대 탈취까지 시도했다는 증언에 대해 백악관 비밀경호국(SS) 직원들이 부인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의사당에 난입한 시위대와 함께 하길 원했던 것은 사실이지만 이른바 '운전대 탈취 시도'는 없었다는 것으로, 미국 공화당과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 측에서는 민주당이 주도하는 하원 특위 청문회의 신뢰성 문제로 역공에 나섰다고 정치 전문매체 더힐이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앞서 2021년 1월 당시 마크 메도스 백악관 비서실장의 측근인 캐서디 허친슨은 지난달 28일 하원 특위의 공개청문회에 출석, 트럼프 전 대통령이 시위대들이 몰려간 의사당으로 갈 것을 고집하면서 대통령 전용 차량인 '비스트'의 운전대를 빼앗으려고까지 했다는 말을 들었다고 증언했다.
당시 이 차량에는 트럼프 전 대통령에 더해 경호 요원인 보비 에인절,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운전사 등 3명이 있었는데 경호 요원과 운전사 두 명 모두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고 말했다고 한 소식통이 전했다.
이 소식통은 "허친슨 증언 내용의 상당 부분이 사실"이라면서 "우리가 아는 대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의사당에 가고 싶어했다. 이는 본인도 공개적으로 말한 것이고 차 안에서도 반복적으로 말한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시위대에 합류할 의사가 있었던 것은 맞지만, 운전대까지 탈취하는 상황이 발생한 것은 사실이 아니라는 의미다.
이와 관련, 보비 에인절 등은 비공개적으로 증언할 수 있다는 의사를 밝혔다.
허친슨의 변호사는 "허친슨은 증인 선서 아래 비공개로 4번, 공개적으로 한 차례에 걸쳐 증언했다"면서 "그날 상황을 알고 있는 다른 사람들도 반드시 선서 아래 증언해야 한다"고 말했다.
허친슨의 전언 일부를 경호국 직원이 부인하면서 공화당의 역공도 거세지고 있다.
공화당 짐 뱅크스 하원의원은 "청문회의 가짜 스타 증인의 증언은 이미 신뢰를 잃었다"면서 "이것은 러시아식 사기의 전형"이라고 말했다.
뱅크스 하원의원은 지난 1일 국토안보부에 허친슨이 증언한 시간대에 백악관에 있었던 직원을 파악할 수 있는 출입 기록이나 감시카메라 영상 등을 검토할 것을 요청했다고 인터넷 매체인 악시오스가 보도했다.
또 공화당 로드니 데이비스 하원의원은 1·6 의사당 폭동 사태를 조사하는 특위가 생산하거나 가진 자료 일체를 보존할 것을 요청했다.
그는 특위의 활동과 민주당 소속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의 1·6 폭동 당시 행적 등에 대해 전면적 조사를 하는 것이 공화당 주도 하원 행정위의 내년 우선순위가 될 것이라고도 밝혔다.
핵심 공화당 하원의원들은 11월 중간선거에서 승리해 내년 하원에서 다수당 지위를 확보하게 될 경우 특위 기록에 대한 소환 가능성을 시사한 상태다.
이를 통해 공화당 시각에서 1·6 의사당 폭동 사태를 재정의하면서 특위의 활동과 예산 사용에 문제를 제기하겠다는 것이다.
앞서 민주당이 주도하는 하원 특위는 그동안 6차례 공개청문회를 통해 1·6 의사당 폭동에 대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책임론을 부각했다.
특히 허친슨의 증언이 큰 파장을 일으키면서 주목을 받은 가운데 특위가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기소 의견을 낼 가능성도 있다고 시사하기도 했다.
특위는 이달 12일 7차 공개청문회를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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