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국적기 15년 만에 튀르키예 취항할 듯
이스라엘 지역협력 장관 "사우디에도 직항 노선 허용 요청"
(카이로=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10년 이상 소원한 관계를 유지해온 이스라엘과 튀르키예(터키)가 관계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스라엘 교통도로안전부는 7일(헌지시간) "튀르키예와 건설적인 협상의 결과로 양국이 민간항공 협정을 체결했다. 이는 양국 관계의 중요한 이정표"라고 밝혔다.
교통도로안전부는 또 "이번 협정 체결로 이스라엘 국적 항공기가 튀르키예의 여러 도시에 취항하고 튀르키예 항공기들도 이스라엘에 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 국적기의 튀르키예 취항은 양국 관계가 악화하기 시작한 지난 2007년 이후 15년 만이다. 튀르키예 국적기들은 코로나19 팬데믹 전까지 이스라엘에 하루 16회 취항했다.
이슬람권인 튀르키예와 이스라엘의 관계가 본격적으로 틀어진 건 지난 2008년이다. 당시 이스라엘은 에후드 올메르트 총리가 앙카라를 방문해 에르도안(당시 총리)을 만난 지 닷새 만에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공습했고, 튀르키예는 강력하게 반발했다.
또 2010년에는 튀르키예 구호단체인 인도주의구호재단(IHH)이 조직한 가자지구 구호선단이 이스라엘의 해상 봉쇄를 뚫으려다 마찰이 있었고, 이 과정에서 구호활동가 9명이 사망했다. 이 사건 이후 양국은 상대 국가에 보낸 대사도 불러들였다.
이후에도 하마스를 테러단체로 규정한 이스라엘과 하마스를 옹호하고 지원하는 에르도안 간의 갈등은 깊어졌다.
그뿐만 아니라 양국은 2018년 주이스라엘 미국 대사관을 텔아비브에서 예루살렘으로 이전하는 문제를 두고도 갈등하며 대사 소환 사태를 맞기도 했다.
그러나 이스라엘이 '아브라함 협약'을 통해 일부 걸프 지역 아랍 국가들과 관계를 정상화하는 가운데, 튀르키예와 이스라엘 관계도 조금씩 풀리기 시작했다.
고립을 피하려는 튀르키예와 아브라함 협약의 확장을 원하는 이스라엘의 이해가 맞아떨어졌다.
특히 지난 2월 아이작 헤르조그 대통령이 앙카라를 방문해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과 회담하면서 해빙이 본격화했다.
이스라엘인을 겨냥한 이란의 테러 시도를 튀르키예 당국이 적발하기도 했다.
또 이스라엘이 최근 이스탄불에 경제무역 사무소를 다시 열겠다는 계획을 밝힌 가운데, 양국은 대표부 복원도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에사위 프레이지 이스라엘 지역협력 담당 장관은 이날 이슬람 최대 종교행사인 메카 성지순례(하지·Haji)에 나서는 자국의 이슬람교도를 위해 사우디아라비아에 직항 여객기 운항 허용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아랍계인 프레이지 장관은 "나는 종교적인 책무인 메카 순례를 위해 벤구리온 공항에서 출발해 사우디 제다로 가는 날이 오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meol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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