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인 대상 최고 영예 메달 수여 "비범한 미국인 그룹"
(워싱턴=연합뉴스) 이상헌 특파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미 체조 영웅인 시몬 바일스, 미국 최초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자인 간호사 샌드라 린지 등 17명에게 자유의 메달을 수여했다.
미 공화당 대선 후보였던 고(故) 존 매케인 전 상원의원, 애플 공동 창업자인 고 스티브 잡스 등도 메달 수여자에 포함됐다.
자유의 메달은 미국 대통령이 민간인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영예로,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후 처음으로 이날 메달 수여식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자유의 대의는 세상의 미래를 밝히는 태양과 같이 빛난다'는 미국의 이상을 위해 노력하는 "비범하고 비범한 미국인 그룹"이라고 이들을 칭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날 수여자는 정치, 스포츠, 연예, 종교, 시민권, 노동 등 다양한 분야의 인사들"이라며 연령대도 25세의 바일스에서 90세의 앨런 심프슨 전 상원의원에 이른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임 시 자신이 좋아하는 스포츠인 골프의 타이거 우즈, 게리 플레이어, 안니카 소렌스탐 선수 등과 라디오 진행자 러시 림보, 짐 조던 하원의원 등 정치적 측근들에게 자유의 메달을 수여했다"고 덧붙였다.
이날 수여자에는 매케인 전 상원의원, 앨런 심프슨 전 상원의원 등 정치적 대척점에 있던 전직 공화당 정치인들도 포함돼 눈길을 끌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심프슨 전 의원을 거론하며 "지금껏 나와 함께 일했던 많은 상원의원 중 가장 품위 있고 당당하고 진실한 사람 중 한 명"이라고 평가했다.
매케인 전 의원의 미망인 신디 매케인은 이날 MSNBC 방송에서 참전용사였던 남편이 베트남전 당시 5년 반 동안 전쟁포로였다는 점을 상기하면서 "존은 오랫동안 자유를 거부당했다는 점에서 이번 메달은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공화당의 거물 정치인이었던 매케인 전 의원은 생전 트럼프에 비판적인 입장이었고, 그의 사후 신디 매케인은 지난 대선에서 바이든 대통령을 지지하면서 공화당 텃밭이었던 애리조나주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승리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신디 매케인은 현재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의 미국 대사다.
이 밖에도 경제 정의, 이민 등에서 왕성한 활동을 벌인 시몬 캠벨 수녀, 총기 난사 사건에서 기적으로 살아난 개브리엘 기퍼즈 전 애리조나주 하원의원, 흑인 인권운동 상징 마틴 루터 킹, 로사 파크스를 변호했던 프레드 그레이가 메달 수여자에 포함됐다.
미국의 여자 축구선수이자 성소수자를 옹호해온 메건 러피노, 미 노동운동의 대부 고 리처드 트럼카도 수상 영예를 안았다.
한편 자유의 메달 수여자인 영화배우 덴젤 워싱턴은 이날 행사에 불참했다. 백악관 관계자는 '코로나19 결과' 탓이라고 전했다.
honeyb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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