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 외교장관 본회의 개막…"전쟁 종식·이견 조율이 우리 책임"(종합)

입력 2022-07-08 12:39  

G20 외교장관 본회의 개막…"전쟁 종식·이견 조율이 우리 책임"(종합)
우크라 전쟁·식량위기 논의…서방 vs 중러 갈등에 공동 성명 없을 듯
전날 환영 만찬에 G7 장관 불참…러 외교장관 발언 때 보이콧 움직임 관심



(자카르타=연합뉴스) 박의래 특파원 = 주요 20개국(G20) 외교장관회의 본회의가 8일 오전 10시(현지시간)부터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시작됐다.
G20 의장국인 인도네시아의 레트노 마르수디 외무장관은 이날 개막식에서 "전쟁터가 아닌 협상 테이블에서 전쟁을 빨리 끝내고 이견을 조율하는 것이 우리의 책임"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회의는 각국 외교장관들이 행사장에 차례로 도착해 레트노 장관과 악수하고 사진을 찍는 도착행사로 막을 열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이 현장에 도착해 레트노 장관과 악수를 나누자 누군가 "언제 전쟁을 멈출 것인가", "왜 전쟁을 멈추지 않느냐"고 소리치기도 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우크라 사태를 둘러싼 갈등으로 단체사진 촬영도 없었다.
이날 회의에서 각국 외교장관들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이로 인한 전 세계 에너지·식량 위기, 기후변화 문제 등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오는 11월에 있을 G20 정상회의 의제도 조율한다.
다만 우크라이나 전쟁을 비롯해 각종 이슈에서 서방과 러시아, 중국 등이 파열음을 내면서 20개국이 한 목소리를 내긴 어려울 전망이다.
로이터는 인도네시아 외무부 고위 관리의 발언을 인용해 이날 회의에서는 공동성명이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가장 큰 갈등은 우크라이나 전쟁이다.
미국을 비롯한 주요 서방 국가들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비난하며 전쟁으로 인해 에너지·식량 위기가 발생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이를 완화하기 위해서는 러시아가 흑해 봉쇄를 해제하고 우크라이나 점령지역의 곡물을 시장에 풀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러시아를 압박하는 방안에 대해 중국, 인도, 남아공, 브라질 등은 난색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 이들 국가는 서방의 제재에도 참여하지 않고 있다.
반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합리화하며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서방의 일방적인 제재로 인해 식량과 에너지 위기가 왔다고 주장할 것으로 관측된다.


서방이 러시아의 G20 퇴출을 요구하는 상황에서 라브로프 장관이 회의에 참석한 것도 관심이 쏠리는 대목이다.
라브로프 장관이 다자외교 회의에 참석한 것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관례상 본 회의 때는 모든 장관이 돌아가며 발언을 하는데 라브로프 장관이 발언할 때 서방국 외교장관들이 회의장을 빠져나가는 '보이콧' 상황이 연출될 수 있다.
앞서 지난 4월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G20 재무장관회의에서도 안톤 실루아노프 러시아 재무장관이 발언을 시작하자 미국 등 주요 서방국 장관들이 자리를 뜨는 상황이 벌어졌다.
당장 전날 열린 공식 환영 만찬에는 라브로프 장관의 참석에 항의하는 차원에서 주요 7개국(G7) 장관들이 불참했다. 이에 대해 레트노 장관은 G7 장관들의 불참을 통보 받았다며 주최국은 이런 결정을 이해하고 존중한다고 말했다.
본회의가 열리는 8일과 오는 9일에도 각국이 별도로 만나는 양자회담이 계속된다.
전날 이미 중러, 한중, 중·인도 장관 회의 등이 열렸으며 9일에는 미중 외무장관의 양자 회담이 예고돼 있다. 다만 미·러 양자회담은 예정돼 있지 않다.


laecorp@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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