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유한주 기자 =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부동산 시장이 오랜만에 호황을 맞았다. 러시아 자산이 서방의 제재를 피해 '중립'을 내세우는 두바이로 몰린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7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은 두바이 부동산 조사 업체 밸류스트랏을 인용, 6월 부동산 매매건수가 전년 동기 대비 38% 올랐다고 전했다. 두바이 당국에 따르면 4, 5월 매매건수도 각각 45%, 51% 증가했다.
이 매체는 두바이 부동산 시장이 국제 유가 상승으로 UAE의 경기가 활기를 띤 덕분이기도 하지만 서방과 달리 UAE가 우크라이나 사태에 미온적 태도를 유지하면서 러시아 자산의 '안전지대'로 떠올랐다고 설명했다.
두바이 부동산 중개업체 모던 리빙의 최고경영자(CEO) 조지 호제이게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인의 문의가 이전보다 5배 늘었다"며 "경제 붕괴를 우려한 러시아인들이 부를 지키려고 이주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UAE와 사우디아라비아는 미국의 석유 증산 요구를 외면하고 외국인 투자에 자금 출처도 잘 묻지 않는 등 러시아 제재에 적극적으로 동참하지 않았다. 러시아 부호의 입장에선 자산을 압류당할 위험이 유럽보다 적은 셈이다.
러시아인이 두바이 체류 비자를 취득하는 것도 상대적으로 쉽다.
서방의 제재를 받는 러시아 갑부의 요트와 전용기가 두바이를 자유롭게 오간다는 보도도 나왔다.
뉴욕타임스(NYT)는 3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연계된 사업가와 정부 관료 최소 38명이 두바이에 부동산 수십 채를 보유했고 러시아인이 두바이에 보유한 부동산 가치가 총 3억1천400만 달러(약 3천860억 원) 이상이라고 전했다.
2015년 이후 유가 하락, 외국인 투자자 감소 등으로 지지부진했던 두바이 부동산 시장은 제재의 반사이익을 얻게 됐다.
6월에만 820만 달러(약 106억6천만 원) 규모의 거래가 29건 성사됐고 러시아 부유층이 선호하는 두바이 내 거주지인 인공섬 팜 주메이라의 한 빌라도 3천430만 달러(약 446억1천만 원)에 팔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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