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국관계 갈등상황 감안한듯 외교대변인 질의응답 형태로 짧은 논평
사망발표전 일부 中관영매체는 일본 우경화 가속화 가능성 거론
(선양 베이징=연합뉴스) 박종국 조준형 특파원 = 중국 정부는 8일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의 피격 사망에 대해 "경악한다"며 유족에 대한 애도의 뜻을 밝혔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8일 외교부 홈페이지의 이날자 정례 브리핑 질의응답록 후미에 한 기자의 질문에 답하는 형식으로 "중국 측은 이 돌발 사건에 경악한다"고 밝혔다.
자오 대변인은 이어 "아베 전 총리는 이전에 중일관계 개선과 발전에 기여했다"며 "우리는 아베 전 총리의 가족에 애도와 위로의 뜻을 표한다"고 부연했다.
주 일본 중국 대사관도 질의응답 형태의 대사관 대변인 논평을 통해 "그의 사망에 애도를 표하며 가족에게 조의를 표한다"고 밝혔다.
중국 정부가 이날 밝힌 입장은 돌발적 사건으로 사망한 이웃국가 전직 정상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를 표하는 수준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중일관계가 악화한 가운데, 일본 집권 자민당 내부에서 대 중국 강경 메시지를 주도해온 아베 전 총리에 대해 중국 정부는 생전 비판적인 견해를 밝혀왔다.
앞서 자오리젠 대변인은 이날 오후 정례 브리핑에서 아베 전 총리 피격과 관련한 중국 일부 네티즌들의 비이성적 반응에 대한 입장을 질문받자 "네티즌들의 각종 논평에 대해 평하지 않겠다"며 "이런 돌발 사건이 중일관계와 연결되어서는 안 된다"고 답했다.
아울러 중국의 대표적 관변 언론인인 후시진 전 환구시보 총편집인은 자신의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 계정에 올린 글에서 아베 전 총리 사망에 대해 "동정의 뜻을 표한다"며 "지금은 그와의 사이에서 있었던 정치적 갈등은 한 쪽으로 치워둘 필요가 있다"고 썼다.
그런가 하면 중국 일부 관영 매체에서는 일본 우익의 상징과도 같은 아베 전 총리의 피격 사건을 계기로 평화헌법 개정 등을 추진하려는 일본 우익의 행보가 더욱 힘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 계열 환구시보의 소셜미디어 계정인 '부이다오'(補壹刀)는 이날 사망 발표가 나오기 전에 쓴 글에서 참의원(상원) 선거(7월10일)를 앞둔 시점에 발생한 이번 사건이 "일본의 우경화 분위기와 충동을 가속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썼다.
아베 전 총리는 이날 오전 11시 30분께 일본 나라현 나라시에서 선거 유세 도중 40대 남성이 쏜 총에 맞아 쓰러져 병원으로 긴급 이송됐으나 사망했다.
pjk@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