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한달' 이복현 금감원장…기대반·우려반 속에 존재감 각인

입력 2022-07-10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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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한달' 이복현 금감원장…기대반·우려반 속에 존재감 각인
업계 릴레이 간담회…소비자 보호·리스크 관리 주문 등에 기대
'이자 장사' 경고에 은행들 줄줄이 금리 인하…존재감 높였지만 관치 우려
금융업계 "검찰 출신, 여전히 부담"…긴장감 지속



(서울=연합뉴스) 오주현 기자 =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취임 한 달 만에 주요 금융권 수장들과의 상견례를 마무리했다.
검찰 출신 첫 금감원장의 행보에 금융권의 이목이 쏠린 가운데 이 원장은 은행의 '이자 장사'에 대한 경고성 메시지를 내는 등 강한 존재감을 드러내며 금융권의 긴장감을 높였다.
업계에서는 금리 인하, 취약층 배려 등 소비자 보호에 신경 쓰는 이 원장에 대한 기대와 함께 시장에서 결정되는 금리에 개입하려는 등 관치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수사 검사였다는 금감원장의 경력 때문에 금융업계의 긴장감은 이어지고 있다.

◇ 금감원장 '이자 장사' 경고에 은행권 대출금리 인하 릴레이
10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이 원장은 지난달 7일 취임 이후 지난 8일까지 은행, 금융투자, 여신전문금융, 보험, 저축은행의 최고경영자(CEO)들과 간담회를 했다. 주요 금융업권과 첫 상견례를 마무리한 것이다.
이 원장은 특히 지난달 20일 은행장들과의 간담회에서 은행의 '이자 장사'에 대한 경고성 메시지를 전달해 주목을 받았다.
그는 "금리는 시장에서 자율적으로 결정되고 있지만, 금리 상승기에는 예대금리차가 확대되는 경향이 있어 은행의 지나친 이익 추구에 대한 비판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사실상 은행권의 과도한 예대금리차를 용납하지 않겠다는 경고성 메시지로 해석됐고, 실제로 이후 은행권에서는 대출금리 인하 움직임이 이어졌다.
신한은행은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지난달 말 기준 연 5%를 초과하는 대출자는 다른 조건 없이 금리를 연 5%로 1년간 일괄 감면하는 방안까지 내놨다.
이에 일각에서는 '관치금융' 논란도 일었다.
이 원장은 이에 대해 "시장의 자율적인 금리 지정 기능이나 메커니즘(구조)에 대해 간섭할 의사는 없고 간섭할 수도 없다"고 해명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이 원장이 이전 금감원장들과 비교해도 금리와 관련해 이례적으로 강한 메시지를 냈다"면서 "간담회에서 그런 강한 메시지를 표명한 것 자체가 은행권에는 일종의 압박으로 작용했다"고 전했다.



◇ 리스크 관리·취약층 보호 강조…금융업계, 여전히 긴장
이 원장은 대내외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것을 고려한 리스크 관리 필요성을 각 금융권에 거듭 당부했다.
보험사들에는 "태풍이 불기 전에 부러졌거나 흔들리는 나뭇가지를 정리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자본 비율 확충 노력 등 건전성 관리를 강조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비중이 큰 저축은행, 여신전문금융사 등 2금융권에는 리스크 관리를 당부하면서, 금감원이 전체적으로 점검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취약층에 대한 대출 금리 배려, 금리인하 요구권 활성화 등 금융소비자에 대한 보호 필요성도 여러 차례 강조했다.
금융업계 관계자들은 이 원장에 대해 아직은 전반적으로 무난하다고 평가하고 있다.
하지만 언젠가 본인의 주특기를 보여줄 것이라며 긴장하고 있다.
이 원장은 특수통 검사 출신으로 현대차 비자금 사건, 론스타의 외환은행 헐값 매각 사건,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 농단 사건 등에 대한 수사에 참여했다.
이 원장의 이런 전력이 검찰 편중 인사라는 비난까지 감수하고 그가 금감원장에 임명된 이유라는 게 업계의 판단이다.
하지만 아직 그의 주특기는 발휘되지 않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검찰 출신 금감원장의 존재만으로도 여전히 부담이 있다"면서 "(업계에서) 그립(통제력)이 세다는 평가가 나온다"고 말했다.
viva5@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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