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돈의 스리랑카 어디로…야권, 새 정부 구성 논의

입력 2022-07-11 13:21  

혼돈의 스리랑카 어디로…야권, 새 정부 구성 논의
"대통령 궐위 시 의회서 의원 중 1명 차기 선출"



(방콕=연합뉴스) 강종훈 특파원 = 최악의 경제난으로 성난 민심에 대통령과 총리가 사임을 선언한 가운데 스리랑카 야권이 새 정부 구성 논의에 나섰다.
시위대가 대통령 집무동을 점거하는 등 극도의 혼란 상황 속에서 정치권이 급박하게 움직이고 있지만, 향후 정세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11일 AP통신과 현지 언론 등에 따르면 스리랑카 야권 지도자들은 전날 현 정권 퇴진 이후의 정부 구성 방안 등을 협의했으나 구체적인 합의는 이뤄지지 않았다.
야당 의원인 란지스 마두마 반다라 전 행정부 장관은 "라자팍사 연립정권에서 이탈한 정당 의원들과도 별도로 논의했으며, 추가로 만날 계획"이라고 전했다.
앞서 다른 야당의 수만티란 의원은 모든 야당을 합하면 대통령에 사임과 새 정부 구성을 요구할 수 있는 의회 의원 과반수인 113명을 쉽게 모을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격렬한 반정부 시위가 벌어진 9일 각 정당 대표가 대통령과 총리의 사임을 공식적으로 요구했고, 고타바야 라자팍사 대통령은 13일에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라닐 위크레메싱게 총리도 사퇴 의사를 전했다.
대통령과 총리가 물러나면 헌법에 따라 마힌다 야파 아베이와르데나 국회의장이 임시로 대통령직을 수행하게 된다.
현지 매체 뉴스와이어는 대통령이 임기 종료 전에 사임하면 일반적인 대선과 달리 의회에서 대통령을 선출하는 특수 절차를 거친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대통령 사임 후 3일 이내에 의회가 소집된다. 의회는 대통령 사임 후 1개월 이내에 선거를 열어 의원 중 한 명을 대통령으로 선출한다.
단독 후보일 경우 그가 자동으로 대통령이 되며, 후보 등록 의원이 여러 명이면 비밀투표를 한다.
오랜 기간 스리랑카를 통치해온 라자팍사 가문을 대신할 강력한 지도자가 존재하지 않아 차기 권력이 현재로서는 오리무중이다.
스리랑카 정치권에서는 제1야당인 국민의힘연합(SJB)의 리더 사지트 프레마다사 등이 후보로 거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타바야 대통령이 예정대로 13일 물러나면 정당 지도부는 곧바로 의회를 소집해 향후 일정 등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당분간 내각 구성과 대통령 및 총리 선출 과정에서 혼란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야권이 라자팍사 가문 퇴출과 새 정부 수립을 위해 공동 대응에 나서고는 있지만, 향후 권력 투쟁 과정에서 이해관계에 따라 분열될 가능성도 있다.
새로운 지도자가 등장해도 스리랑카가 직면한 각종 문제를 해결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스리랑카는 주력인 관광 산업이 무너지고 대외 부채가 급증한 가운데 지나친 감세 등 재정 정책 실패까지 겹쳐 최악의 경제난을 겪고 있다.
연료와 식품 부족 등으로 민생은 파탄 지경에 이르렀고, 정부는 지난 4월 '일시적 디폴트'(채무불이행)를 선언했다.
doubl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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