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센트·알리바바 무더기 과징금에 규제위험 또 부각
(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중국 당국이 텐센트와 알리바바에 반독점 과징금을 무더기로 부과한 데 따른 여파로 11일 중국 기술주 주가가 급락했다.
11일 홍콩 증권거래소에서 텐센트, 알리바바 등 중국 대형 기술주 주가 흐름을 추종하는 항셍테크지수는 3.86% 급락 마감했다.
양대 대장주인 알리바와 텐센트가 각각 5.79%, 2.89% 하락한 가운데 메이퇀(-5.56%), 콰이서우(-5.08%), 징둥(-4.40%), 샤오미(-4.31%) 등 기술주들 주가도 함께 내렸다.
이날 알리바바는 장중 7% 이상, 텐센트도 장중 3% 이상 하락하기도 했다.
반독점 기구인 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이 텐센트 12건, 알리바바 5건 등 총 28건의 기업결합 절차를 뒤늦게 문제 삼아 건별로 반독점법이 규정하는 최고 한도인 50만 위안(약 1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고 전날 발표하면서 시장에서는 당국의 규제 우려가 재차 부각됐다.
양대 빅테크(거대 정보기술기업) 업체를 겨냥한 이번 무더기 과징금 부과는 불법적인 기업결합 행위를 더욱 강력하게 처벌하는 내용이 핵심인 개정 반독점법 시행을 앞두고 발표됐다는 점에서 당국이 빅테크의 인수·합병을 통한 사업 확대에 신중을 기하라는 경고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현재는 기업이 당국에 신고하지 않는 등 법 규정을 어기고 기업결합을 할 때 부과할 수 있는 과징금 한도가 50만 위안이지만 개정 후에는 반독점법상 시장 지배 지위 남용과 마찬가지로 직전 연도 매출액의 10%까지로 높아졌다.
이에 따라 알리바바나 텐센트처럼 사업 규모가 큰 기업이 기업결합 규정 위반으로 처벌받는다면 과징금이 최대 1억원 가량에 그쳤던 과거와 달리 이론적으로는 수천억원에서 수조원대까지 달하는 상황도 발생할 수 있게 됐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번 주가 하락은 규제 완화 신호에도 불구하고 기술 섹터에 관한 투자자들의 심리가 여전히 얼마나 취약한지를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대형 기술주 급락 여파로 홍콩 증시 대표 지수인 항셍지수도 2.77% 떨어졌다.
본토 증시의 양대 지수인 상하이종합지수와 선전성분지수도 각각 전 거래일보다 1.27%, 1.87% 하락 마감했다.
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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