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의 피습 사망 이후 치러진 참의원(상원) 선거에서 집권 자민당이 압승한 가운데, 달러 대비 엔화 가치가 24년 만에 최저로 떨어졌다.
블룸버그·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엔·달러 환율은 11일 오전 장중 한때 달러당 137.28엔까지 치솟아 1998년 하반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엔·달러 환율은 한국시간 4시 현재 전 거래일 대비 0.86엔 오른 136.95엔으로, 여전히 137엔에 근접한 상태다.
일본 여권이 참의원 과반을 넉넉하게 유지한 이번 선거 결과와 관련, 시장에서는 '아베노믹스'의 재정·금융완화 정책에 대한 국민투표와 같다는 해석이 나온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단기간에 통화완화 정책을 바꿀 가능성이 작아져서 엔저가 한층 힘을 받았다는 것이다.
게다가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의 구로다 하루히코 총재는 이날 경기 진작을 위해 필요하면 추가적인 통화확장 정책을 쓰는 데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며 정책 의지를 재확인한 상태다.
소니파이낸셜그룹의 모리모토 준타로 애널리스트는 "선거 결과는 기시다 후미오 총리에 대한 대중적 지지를 보여준다. 외국과 달리 물가 상승이 대중들에게 중요하지 않음이 분명해졌다"고 평가했다.
이어 "기시다 총리로서는 구로다 총재의 임기 동안 현재의 통화완화 정책을 유지하기 용이해졌다"면서 정책 수정에 대한 기대가 약해지며 엔화 매도세가 강해졌다고 해석했다.
내셔널호주은행(NAB)의 통화 전략가 로드리고 캐트릴은 "달러가 (타 통화 대비) 전반적으로 강해지고 있지만 엔·달러가 이러한 움직임을 주도하고 있다"면서 전반적인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달러 강세에 영향을 끼쳤다고 봤다.
또 최근 일본의 인플레이션이 2%를 넘기면서 정책 수정 압력이 제기됐지만, 참의원 선거 결과에 따라 이러한 압력이 해소됐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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