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2,310대로 하락…코스닥 2%대 급락
환율 장중 1,316대 터치, 13여년만에 최고…연고점 또 경신
안전자산 선호에 채권 강세…한은 금통위 내일 '빅스텝' 유력
(서울=연합뉴스) 김아람 오주현 이미령 기자 =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 결정을 하루 앞둔 12일 경기 침체와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우려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조짐까지 겹치면서 금융시장이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고물가 여파로 한은 금통위가 오는 13일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2.25%로 한 번에 50bp(1bp=0.01%포인트) 올리는 '빅스텝'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 위험 회피 확대…코스피 장중 2,300선 '흔들'
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 22.51포인트(0.96%) 내린 2,317.76에 장을 마쳤다.
지수는 전장보다 9.39포인트(0.40%) 내린 2,330.88에 개장해 점차 낙폭을 키웠다. 오후 한때 2,303.74까지 밀리며 2,300선마저 위협받는 모습이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기관이 2천381억원을 순매도해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외국인도 451억원 매도 우위를 보였으며 개인은 홀로 2천676억원을 순매수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 거래대금은 6조2천896억원으로 이틀째 연중 최저 수준으로 2020년 2월 17일(5조6천392억원) 이후 가장 적었다.
성장주 중심의 코스닥은 낙폭이 더 컸다. 코스닥지수는 16.26포인트(2.12%) 내린 750.78에 마감했다.
코스닥시장에서는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1천560억원, 1천325억원을 순매도했다.
경기 침체 우려가 이어지는 가운데 코로나19 재확산 조짐과 금통위 회의를 앞둔 경계감 등 대내외 악재가 시장을 짓눌렀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코로나19 재확산 조짐, 유럽 에너지 위기 및 경기 침체 우려에 따른 패리티(1유로=1달러) 근접으로 외환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며 투자 심리가 악화했다"며 "특히 미 국채 금리 하락과 달러 강세에 따른 위험 회피 심리 확대가 반영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이날 0시 기준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3만7천360명 늘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5월11일(4만3천908명) 이후 62일만에 가장 많은 수다.
방대본은 또 7월 1주(3∼9일) 전국, 수도권, 비수도권의 코로나19 주간 위험도를 '중간'으로 평가했다. 이에 따라 주간 위험도는 8주 만에 '낮음'에서 '중간' 단계로 올라섰다.
유로화 급락이 이끈 강달러 여파로 원/달러 환율은 장중 1,316원을 넘어서며 13년 2개월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날 종가보다 8.2원 오른 달러당 1,312.1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에는 1,316.4원까지 고점을 높이며 연고점을 경신했다. 이는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4월 30일 기록한 장중 고점인 1,325.00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러시아와의 갈등에서 비롯된 에너지 위기가 유럽의 침체를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에 유로화는 달러화 가치와 1대 1로 교환되는 수준 가까이 급락했다.
◇ 물가·경기 우려 지속…국채 금리 내리고 가상화폐 가격 하락
안전자산 선호 확대에 국고채 금리는 일제히 하락했다. 채권 금리와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서울 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3.3bp(1bp=0.01%포인트) 내린 연 3.291%에 장을 마쳤다.
10년물 금리는 연 3.349%로 3.6bp 하락했다. 5년물은 3.1bp 하락한 연 3.345%에 마감했다.
주식 등 위험자산 약세에 연동해 국내 가상화폐 시장에서 비트코인 가격은 2천600만원대에서 소폭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오후 4시 40분 기준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에서 1비트코인 가격은 2천618만5천원으로, 24시간 전보다 1.04% 하락했다.
같은 시각 빗썸에서 비트코인은 2.60% 내린 2천618만5천원에 거래됐다.
글로벌 금융시장을 뒤덮은 고물가 우려와 경기 침체 공포는 좀처럼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전날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13일(현지시간) 발표될 6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꽤 높은 수준일 것이라고 언급했다. 전문가들도 6월 CPI 상승률이 전달의 8.6%보다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6월 CPI는 이달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 폭을 좌우할 수도 있어 긴축에 대한 시장의 경계를 키우고 있다.
경기 둔화 우려가 이어지는 가운데 국내 코로나19 재유행, 중국 코로나19 확진자 증가세와 마카오 봉쇄 소식 등이 투자심리를 더욱 위축시켰다.
이 와중에 한은 금통위의 기준금리 50bp 인상은 유력해졌다. 치솟는 소비자물가 상승률과 기대인플레이션율, 연준의 긴축 가속에 따른 한미 금리 역전 임박, 원/달러 환율 상승 등이 그 배경이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수석이코노미스트는 "7월 금통위에서는 사상 첫 50bp 금리 인상이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며 "경기 우려도 커지는 상황이지만 높은 물가 자체가 기업과 가계 등 경제 주체에게 큰 부담을 줘서 경기 침체를 가속하는 형국"이라고 진단했다.
rice@yna.co.kr, viva5@yna.co.kr, alread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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