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당 6천600원에 청년들 고용해 유튜브 연출…500만원 편취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가짜 크리켓 경기를 연출해 러시아 도박꾼을 감쪽같이 속인 인도 갱단 4명이 경찰에 검거됐다고 로이터 통신과 영국 일간 가디언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1973년 만들어진 영화 '스팅'의 경마 사기를 연상시키는 이 사건은 갱단이 인도 구자라트주(州) 서부의 한 농장을 빌리면서 시작됐다.
갱단은 농장에 가짜 경기장을 조성한 뒤 경기당 400루피(약 6천600원)를 주고 젊은 육체노동자와 실업자를 고용했다. 물론 이들은 크리켓 선수는 아니었다.
돈을 받은 청년들은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크리켓 리그로 꼽히는 '인디언 프리미어 리그'(IPL) 소속 팀인 첸나이 슈퍼킹스, 뭄바이 인디언스, 구자라트 타이탄스 유니폼을 입었다.
갱단은 유튜브에 'IPL'이라는 계정을 만들고는 고해상도 카메라로 가짜 경기를 중계했다. 현장감을 살리기 위해 인터넷에서 내려받은 관중 함성과 아나운서를 흉내 낸 음성을 집어넣고, 스코어는 컴퓨터 그래픽으로 보여줬다.
실제 인도 크리켓 리그는 몇 주 전에 종료된 상태였지만, 러시아 도박사들은 그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다.
노름꾼들은 갱단이 마련한 텔레그램 계정을 통해 돈을 걸었고, 갱단은 30만 루피(495만원)가 넘는 금액을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인도에서 크리켓 경기를 활용한 도박은 불법이다. 인도에서는 2013년 크리켓 승부조작과 도박 사건이 일어난 바 있다.
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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