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박 느낀 대통령 결단…시위대 "생활고에 사람 존엄성 박탈"
(서울=연합뉴스) 이재림 기자 = 유류비를 비롯한 물가 급등에 항의하는 시위가 격화하고 있는 중미 파나마에서 정부가 부랴부랴 휘발유 가격 인하 방침을 내놨다고 AFP통신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라우렌티노 코르티소 파나마 대통령은 이날 성명을 내 "팬데믹(코로나19 대유행)과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겪게 된 상황에 (국민) 불만이 많다는 것을 이해하고 있다"며 "15일부터 휘발유 가격을 낮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갤런(3.785L)당 5.75달러인 개인 차량용 휘발유 가격을 3.95달러까지 내리겠다고 밝혔다. 대중교통에 대해서는 5월부터 이미 이 가격이 적용되고 있다.
파나마 정부는 또 주민들이 주로 구입하는 식료품 12개의 가격도 동결하기로 했다.
파나마에서는 지난 1월 이후 47%나 오른 연료 가격 상승에 항의하는 시위가 2주째 이어지고 있다.
시위대는 코스타리카 접경 근처에 있는 베라가스와 치리키 서부 지방 주요 도로를 봉쇄하거나, 파나마시티 대학가에서 거리 행진을 하다 경찰과 충돌하기도 했다. 경찰차를 훔쳐 타거나 차량 창문을 깬 사례도 있다.
이번 정부 대책이 성난 민심을 달래기엔 충분하지 못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시위를 이끄는 일부 노조는 휘발유 가격의 경우 갤런당 3달러 이하를 정부에 요구하고 있다고 AFP는 전했다.
사울 멘데즈 건설노조 사무총장은 인플레이션이 생활고로 이어지면서 "많은 사람의 존엄성을 앗아가고 있다"며 "소비자 구매력 회복을 위해 의약품과 전기 등의 가격도 낮추거나 최소한 동결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walde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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