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마티=연합뉴스) 김상욱 통신원 = "국제정세 악화로 인해 자동차 부품 수급에 어려움이 발생했지만, 이젠 러시아를 경유하지 않는 새로운 물류노선을 찾았습니다."
12일(현지시간) 알마티 근교의 현대 트랜스 카자흐스탄(HTK) 공장에서 취재진과 만난 아스타나 모터스의 오마로프 루슬란 최고 재무책임자(CFO)는 공장 운영의 가장 큰 고충인 물류 문제를 해결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총 7만5천여평 규모의 부지 위에 들어선 HTK공장은 카자흐스탄 최대 자동차업체 아스타나 모터스가 100% 투자해 2020년 10월에 준공한 승용차 조립공장이다. 현대자동차는 공장 운영 관련 기술 자문 및 반조립 자동차 부품을 제공한다.
루슬란 CFO는 취재진에 "현대차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에서 직수입되던 부품 공급이 중단됐고, 러시아 경유 철도를 통해 들여오던 한국산 부품들도 기존 노선을 활용하지 않는다"며 "대신 중국을 경유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튀르키예나 카스피해를 통해 일부 부품을 조달받기도 한다면서 "러시아에서 생산하지 못하는 걸 대체하기 위해 이곳에 부품 생산라인을 만드는 것도 검토중"이라고 했다.
물류비 인상이 부품값 상승요인이 되고, 결국에는 차량의 가격 경쟁력 약화로 이어져 경영 환경이 나빠질 수 있다는 절박감이 묻어났다.
하지만 작업 현장에서 구슬땀을 흘리는 직원들은 현대차 차종이 여전히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며 엄지손을 치켜세웠다.
현지 직원인 마르쟌은 "카자흐스탄에서 한국산 자동차의 인기는 매우 높다"며 "일부 차종은 (실제 인도까지) 3개월에서 6개월 정도를 기다려할 할 정도"라고 전했다.
실제로 한국산 자동차의 인기는 한국의 대(對) 카자흐스탄 수출에서 절반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높게 나타나고 있다. HTK도 현지조립생산(CKD)을 하는 일부 차종을 주야 2교대로 생산하는 방안을 저울질하고 있다.
문상민 HTK부사장은 "현대차 러시아 공장의 잠정 생산 중단에 따른 카자흐스탄 등 중앙아시아 내 물량 부족 상황에 대응할 수 있는 공장으로서의 역할도 필요하다고 보고, 생산능력을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완성차 분해 후 조립(DKD)라인의 경우 생산성을 2배로 향상시키는 투자를 진행해 6월 부터 생산에 돌입, 늘어나는 판매량에 대응하고 있고 올 연말에는 추가 투자를 통해 생산량을 더 늘릴 계획"이라고 했다.
그는 특히 "CKD를 하는 투싼, 액센트가 현지에서 인기가 높아서 주야 2교대 생산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시장 상황에 따라서는 추가 증량을 통해 CKD 전용 공장 전환 시기를 앞당겨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현재 액센트, 쏘나타, 투싼, 싼타페, 팰리세이드, 엘란트라 등 현대차 7종 모델을 생산하는 이곳의 올들어 5월까지 생산대수는 전년 대비 무려 41.4%나 늘어난 1만3천780대다.
이들 생산 차량 중 일부는 우즈베키스탄 및 벨라루스 등 독립국가연합(CIS)회원국들로 수출되고 있다.
올해는 연말까지 4만 5천대를 생산해 이 중 70%는 카자흐스탄 시장에, 30%는 CIS로 각각 수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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