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막혀 강으로…우크라, 다뉴브강 통해 곡물 수출

입력 2022-07-13 09:13   수정 2022-07-13 17:51

바다 막혀 강으로…우크라, 다뉴브강 통해 곡물 수출
"월 50만t 증가"…러 흑해봉쇄에 묶인 곡물의 소량 불과
흑해항 개방이 해답…이스탄불 4자회담 주목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우크라이나가 러시아가 봉쇄한 흑해 대신 다뉴브강을 통한 곡물 수출을 본격화했다. 그러나 전쟁 전 수준으로 수출을 정상화하기에는 부족하다는 평가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유리 바스코우 우크라이나 인프라부 차관은 12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지난 4시간 동안 선박 16척이 비스트레 하구를 통과했다"며 "지금 속도를 유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우크라이나는 근처에 있는 흑해 요충지 뱀섬을 지난달 말 탈환함에 따라 루마니아를 통해 유럽으로 이어지는 다뉴브강을 수로로 쓸 수 있게 됐다.
다뉴브강은 독일 남부에서 발원해 루마니아 동쪽 해안을 거쳐 흑해로 흘러간다.
우크라이나 인프라부는 선박 16척이 수출 곡물을 실을 준비를 하고 있으며 다른 90척은 근처 루마니아 술리나 운하에서 대기 중이라고 밝혔다.
우크라이나가 다뉴브강 수로를 활용할 수 있게 됨에 따라 흑해 봉쇄 탓에 현지에 발이 묶인 곡물이 해외시장에 풀리는 데 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된다.
우크라이나는 곡물 수출의 80% 정도를 흑해 교역로에 의존해오다가 올 2월 러시아의 침공 이후 흑해가 봉쇄돼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구소련 시절 루마니아로 가는 주요 뱃길이었으나 최근 거의 쓰지 않던 다뉴브강을 곡물 운송로로 다시 찾게 됐다.

바스코우 차관은 하루에 선박 8척이 필요하지만 술리나 운하를 통해 받아들일 수 있는 선박은 현재 4척이라고 밝혔다.
그는 선박 운항의 속도를 높이기 위해 루마니아 당국,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와 협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바스코우 차관은 하루 8척 왕래가 충족되면 선박 정체가 일주일 안에 해소되고 월간 곡물수출량이 50만t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이는 우크라이나가 전쟁 전 수준으로 곡물 수출을 정상화하기에는 부족한 것으로 관측된다.
AFP통신은 우크라이나에 묶인 곡물이 2천만∼2천500만t으로 추산된다며 다뉴브강을 통한 수출량은 소량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알라 스토야노바 오데사주 농업정책국 국장은 영국 가디언 인터뷰에서 전쟁 전 오데사주 흑해항 6곳을 통해 수출한 곡물은 매달 500만∼600만t이었다고 밝혔다.
스토야노바에 따르면 러시아 침공 직후인 올 3월 곡물 수출량이 20만t으로 급격히 줄어들었으나 4월 160만t, 5월 174만t, 6월 250만t 등으로 점차 늘어나고 있다.
유럽의 주요 곡창지대인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이 차질을 빚으면서 세계 식량위기는 악화하고 있다.
철도, 도로, 다뉴브강이 대체 수출로로 이용되지만 수출 정상화의 근본적 해결책은 흑해항 봉쇄 해제라는 게 일반적 견해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13일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튀르키예, 유엔 관계자와 함께 4자 회담을 열어 흑해항을 통한 수출 재개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jangj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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