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중국 당국이 미국의 '위구르족 강제노동 금지법'으로 판로가 막힌 신장위구르자치구 생산 면화 구매에 나선다.
지난 9일 중국국가면화비축조합은 13일부터 신장에서 생산한 면화 총 30만∼50만t 구매에 나설 것이라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구매는 자국 내 면화 현물 가격이 t당 1만8천600위안(약 360만원) 미만에 머무는 한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12일 중국 면화 현물 가격은 t당 1만7천599위안으로, 지난 1월에 비해 20% 이상 떨어졌다.
같은 날 중국 정저우 상품거래소에서 면화 선물 거래는 t당 1만5천990위안까지 떨어졌다.
중국 당국이 신장 면화를 마지막으로 사들인 것은 지난해 3월이다.
그러나 15개월 만에 재개된 정부 수매에 대해 시장은 별 반응이 없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전했다.
한 면화 공장 주인은 SCMP에 "시장은 더 이상 확신이 없다"며 "정부의 비축 발표는 시장을 거의 부양시키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가을 수확기 원면을 t당 약 2만4천위안에 구매했다"며 "이는 우리가 당국에 면화를 팔 때마다 t당 최소 6천 위안의 손실을 본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자신과 같은 면화 공장 주인들은 갈수록 더 어려움에 부닥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달 21일 발효된 미국의 '위구르족 강제노동 금지법'으로 중국 신장 지역은 직격탄을 맞았다.
해당 법은 미국 땅에 강제 노동의 산물로 의심되는 신장 제품이 수입되지 못 하게 하는 것을 핵심으로 한다.
완성제품만 수입을 금지하는 것이 아니라 생산 과정에서 신장의 원료, 반제품, 노동력을 '부분적으로' 활용한 제품도 수입 금지 대상으로 규정한다.
신장 지역 면화 업자들이 직접 수출하는 물량은 많지 않다. 대부분 중국 내에서 소비된다. 의류, 섬유 업체들이 신장 면화를 구매해 가공, 수출해왔다.
그러나 이들 의류, 섬유 업체가 수출을 위해 신장산 면화를 기피하면서 신장 면화는 갈 곳을 잃은 상황이다.
지난해 신장의 면화 생산량은 527만t으로 중국 전체 생산량의 91%, 세계 생산량의 약 20%에 이른다.
'위구르족 강제노동 금지법' 시행을 앞두고 쌓이기 시작한 재고는 지난 5월 말 현재 330만t으로, 평년보다 100만t 이상 많았다.
중국선물의 우신양 분석가는 "정부의 신장 면화 비축은 시장에 한정된 유동성을 공급할 뿐이지 가격 상승을 지원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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