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도 사상 첫 '빅스텝'…캐나다 중앙은행은 0.75%p 인상 전망
(서울=연합뉴스) 구정모 기자 = 천정부지로 치솟는 물가를 잡기 위한 각국 중앙은행들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이 이어지고 있다.
13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뉴질랜드 중앙은행(RBNZ)은 이날 통화정책위원회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종전 2.0%에서 2.5%로 인상했다. 기준금리 2.5%는 2016년 3월 이후 8년 만의 최고 수준이다.
RBNZ는 이로써 지난해 10월 기준금리를 7년여 만에 처음 올린 것을 시작으로 이번까지 6번의 정례회의에서 모두 금리를 인상했다.
또한 4월 회의부터 3연속 '빅스텝'(0.5%포인트 인상)을 밟았다.
이로 인해 뉴질랜드 기준금리는 작년 10월 사상 최저인 0.25%에서 1년도 안 돼 2.5%로 급등했다.
RBNZ는 물가 안정을 유지하고 지속가능한 최대 고용을 지지하는 속도로 계속 긴축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밝혔다.
로이터는 자사가 실시한 설문에서 거의 모든 이코노미스트가 이번 정례회의에서 0.5% 인상을 점쳤으나, 기업과 소비자의 심리가 악화하고 주택가격 하락세가 강해져 RBNZ가 매파적(통화긴축적) 입장을 누그러뜨릴 것이란 관측도 있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날 RBNZ는 통화정책위원회 위원들이 5월 회의 때 나온 공격적인 정책금리 경로에 대체로 만족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당시 발표된 금리 경로에 따르면 기준금리는 올해 말께 3.5%까지 오르고 내년 중반에는 약 4%로 정점을 찍게 된다.
RBNZ는 단기적으로 소비자물가 상승폭이 더 커질 가능성이 있고 중기적으론 경제활동이 위축될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세계 통화정책의 '풍향계'로 불리는 RBNZ가 예상대로 빅스텝 행보를 이어감에 따라 다른 국가의 중앙은행들도 공격적인 인상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RBNZ는 작년 7월 선진국 중 처음으로 양적완화(QE) 정책을 중단했고, 10월에 기준금리를 올리며 긴축에 돌입했다. 이를 계기로 세계 주요국에서 기준금리 인상 분위기가 조성됐다.
일단 캐나다 중앙은행인 캐나다은행(BoC)이 RBNZ를 쫓아 매파 행보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로이터에 따르면 캐나다은행은 이날 열리는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종전 1.5%에서 2.25%로 0.75%포인트나 인상할 것으로 전망됐다.
캐나다은행이 실제 0.75%포인트를 올리면 이는 1990년대 후반 이후 최대폭 금리 인상이 될 것이라고 로이터는 전했다.
캐나다은행은 올해 들어 3월에 처음으로 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한 데 이어 4, 5월 두 차례 연속 0.5%포인트를 올렸다.
한국은행도 이날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2.25%로 0.5%포인트 인상했다.
한은이 빅스텝을 단행한 것은 이번이 역대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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