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총리 "이란 핵 프로그램 중단시킬 국제 공조 논의"
아이언돔 운용 기지 방문…기후변화·전염병·인공지능 등 협력 강화
(테헤란=연합뉴스) 이승민 특파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이스라엘에 도착해 중동 방문 일정을 시작했다.
로이터 통신 등 외신과 현지 언론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전용기 '에어포스원'을 타고 이날 오후 수도 텔아비브 벤구리온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야이르 라피드 임시 총리와 이삭 헤르조그 대통령, 베냐민 네타냐후 전 총리 등이 바이든 대통령 일행을 맞았다.
바이든 대통령은 도착 직후 한 연설에서 "미국과 이스라엘은 뼛속 깊은 유대 관계"라면서 "시온주의자라고 해서 모두가 유대인일 필요는 없다"며 친근감을 드러냈다.
그는 "앞으로 며칠간 우리는 미국과 이스라엘 공동의 미래에 관한 모든 의제를 다룰 것"이라면서 "우리는 공유하는 가치와 비전으로 통합돼 있다"고 강조했다.
환영 행사는 이전 미국 대통령 방문 때보다 간소한 규모로 준비됐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공항에서 라피드 총리는 "바이든 대통령과 이스라엘의 관계는 늘 친밀했다"며 "그는 이스라엘이 아는 가장 친한 친구"라고 치켜세웠다.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 후 중동을 찾는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유가가 치솟는 상황에서 성사됐다.
그는 이틀간 이스라엘에서 일정을 소화한 뒤 사우디아라비아 제다로 이동할 예정이다.
현지 일간 하레츠는 바이든 대통령과 라피드 총리가 전염병 대비·기후변화·인공지능·안보 등 분야 협력 강화를 위한 협약에 서명한다고 보도했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이들 분야 협력을 위한 고위급 회의를 매년 개최할 예정이며, 기술 투자와 벤처 발굴 등 프로그램을 공동으로 진행한다고 하레츠는 설명했다.
이날 바이든 대통령은 저고도 방공망 '아이언돔', 중거리 방공망 '다윗의 돌팔매' 운용 기지를 둘러보고, 레이저빔을 이용한 차세대 요격 시스템 '아이언빔' 관련 브리핑을 들었다.
이스라엘 관리들은 이번 바이든 대통령의 방문 중 가장 중요한 의제가 이란 핵문제라고 입을 모았다.
이날 라피드 총리는 "바이든 대통령과 이란 핵 프로그램을 중단시킬 강력한 국제 공조의 필요성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헤르조그 대통령도 "이란과 친이란 무장세력은 이스라엘과 이웃 국가들을 위협하고, 중동 지역을 위태롭게 하는 최대 안보 문제"라고 지적했다.
익명의 이스라엘 관리는 이란 핵 프로그램에 대한 단호하고 명확한 입장과 핵무기 개발을 막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한다는 내용이 담긴 '예루살렘 선언'이 이번 바이든 방문 기간 중 나올 수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야드바셈 홀로코스트(2차대전 당시 나치 독일의 유대인 학살) 기념관을 찾아 희생자를 추모했다.
방문 기간 중 바이든 대통령은 요르단강 서안을 방문해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 등과 만날 예정이다.
이번 방문에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절 닫았던 예루살렘 영사관 재개관 논의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이날 전용기에서 취재진에게 "우리의 입장은 동예루살렘에 영사관이 필요하다는 것"이라면서 "이번 방문에서 이를 위한 이스라엘 및 팔레스타인 측과 협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은 올 초부터 유혈 충돌을 빚었으며 특히 지난 5월 11일 이스라엘군의 요른단강 서안 수색 작전 도중 팔레스타인계 미국인 기자(알자지라 소속) 시린 아부 아클레가 피격당해 사망한 이후 긴장이 고조돼왔다.
팔레스타인 측은 이스라엘군이 고의로 아부 아클레를 조준 사격했다고 주장하지만, 이스라엘 측은 이를 부인하고 있다.
logos@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