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냐 수도서 지난 1년간 매일 여성 15명 성폭행당했다"

입력 2022-07-14 16:40  

"케냐 수도서 지난 1년간 매일 여성 15명 성폭행당했다"

(나이로비=연합뉴스) 우만권 통신원 = 케냐 수도 나이로비에서 지난 1년간 매일 15명이 넘는 여성이 성폭행을 당했다는 발표가 나와 현지 사회가 충격에 휩싸였다.
13일(현지시간) 현지 일간지 데일리 네이션에 따르면 나이로비 행정서비스(NMS)는 전날 지난 12개월 동안 5천589명의 여성이 성폭행을 당했으며 그중 52명이 후천성 면역결핍 바이러스(HIV)에 감염됐고 104명이 임신했다고 밝혔다.
NMS는 그보다 앞선 2020년 1월부터 6월까지 6개월간 나이로비에서 성폭행을 당한 여성의 숫자는 129건에 불과했다고 전했다.
머시 므왕강기 케냐 질병관리본부장은 그러나 지난해 3월 중순부터 12개월 동안 나이로비에서는 최소 5천 건의 강간 사건이 보고됐고 피해자 중 상당수가 18세 미만의 소녀라고 말했다.
케냐에서는 지난 2020년 3월 이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면서 학교가 문을 닫고 지역 사회가 외부와 차단되면서 단속 경찰, 이웃 등에 의한 성폭행, 가정 폭력 사건이 많이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NMS의 오우마 올루가 국장은 "우리는 336명의 (성폭행) 가해자를 확인했다. 우리는 (피해자를 대상으로) 노출 후 예방 치료에 2천974명을 등록했다"고 덧붙였다.
인권 변호사이자 여성 보건 전문가인 스테파니 무쇼는 케냐가 "십 대 임신 위기"에 직면해 있다면서 지난 두 달 동안 4만5천700명의 소녀가 임신한 것으로 보고됐다고 말했다.
이날 나이로비 빈민가인 마타레에서 국가 에이즈통제위원회(NACC) 및 기타 단체가 주최한 행사에서 이 지역 여성 대표인 에스더 파사리스는 십 대들이 직면한 세 가지 위협 즉, 임신, 젠더 기반 폭력 및 HIV에 대해 연설하면서 특히 가톨릭을 비롯한 종교 지도자들에게 낙태 및 십 대를 위한 피임약에 대해 더 이해하고 수용적인 자세를 보일 것을 요청했다.
하지만, 수전 모차체 케냐 보건부 차관은 낙태가 대다수 케냐인의 문화·종교적 의지와 신념을 반영하지 않는다며 "아직 부모의 보호를 받는 18세 미만의 소녀들에게 국가가 어떻게 피임약을 줄 수 있나"라고 반문했다.
내달 9일 대선을 치르는 케냐에서는 지난 2007년 말 대선이 끝나고서 개표부정 시비로 유혈사태가 벌어져 1천100명 이상이 사망한 가운데 최소 3천명의 여성이 성폭행을 당한 아픈 상처가 고스란히 남아있다.


airtech-keny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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