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러'(horror)를 '아너'(honor)라 한 뒤 급히 정정
외교 무대 잦은 말실수에 업무 수행능력 의문 가중
(서울=연합뉴스) 윤종석 기자 = 이스라엘을 방문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공식 행사에서 홀로코스트에 대해 언급하다 말실수를 했다고 미 보수언론 폭스뉴스가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그동안 국제 외교무대에서 크고 작은 말실수를 많이 해왔던 바이든 대통령의 '어록'에 하나가 더 추가되는 것이지만, 고령인 대통령의 직무수행 능력에 대한 의문은 갈수록 커지는 상황이다.
폭스뉴스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이스라엘에 도착한 직후 열린 환영식에서 야드바셈 홀로코스트 추모관을 방문한다는 사실을 알리다가 '홀로코스트의 공포(horror)를 기억해야 한다'는 표현을 하면서 '홀로코스트의 영광(honor)을 기억해야 한다'고 잘못 언급했다가 정정했다.
한 대목의 실수이고 즉시 바로잡기는 했지만, 그는 horror와 honor라는 전혀 다른 단어를 착각한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의 이날 말실수는 다른 외신들은 다루지 않았고 폭스뉴스만이 부각해 보도했다.
그러나 바이든 대통령은 앞서서도 외교무대에서 잦은 말실수를 저질러 구설에 오른 바 있다.
그는 5월 미 해군사관학교 졸업식 축사를 하면서는 대(對)러시아 제재에 참여한 국가들을 언급하다 북한을 포함하는 실수를 했다.
앞서 우리나라에 와서는 윤석열 대통령을 문재인 대통령이라고 부르는가 하면 우크라이나를 언급해야 할 대목에 러시아로 잘못 말했다가 바로 정정하기도 했다.
가뜩이나 인플레이션 등 각종 난제로 인해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이 바닥을 기는 상황에서 차기 대선에서 그가 불출마해야 한다는 여론도 높아지는 상황이다.
이런 업무 능력에 대한 불신에는 워낙 많은 그의 나이도 적지 않게 작용하고 있다.
하지만 그가 고령 때문에 지금 직무를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을 것이라는 우려는 괜한 걱정이라는 주장도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십여명의 백악관 전현직 관리들이 그가 회의 석상에서 날카로운 질문을 하거나 논쟁에서 압도하는가 하면, 장문의 보고서에서 허점을 짚어내고 낙태논쟁 등 민감한 연설을 하기 직전 연설문을 직접 고치는 등 여느 젊은 대통령 못지않은 일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현재 79세인 바이든 대통령은 재선이 되면 두 번째 임기가 시작될 때 82세가 되고 임기 말에는 86세가 된다.
현재로선 바이든 대통령의 업무 수행에 아무 문제가 없다고 말한 이들 관리도 대통령이 몇 년 전에 비해선 나이 들어 보인다고 인정하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그는 전용기에 오르다 계단에서 휘청거리거나 자전거를 타다 넘어지기도 하는 등 신체적으로도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banan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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