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는 1%p 인상 '점보 점프'
(서울=연합뉴스) 구정모 기자 = 세계 각국 중앙은행들이 고공행진하는 물가를 잡으려고 잇따라 공격적인 기준금리 인상 등 통화 긴축에 나서고 있다.
14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필리핀 중앙은행(BSP)은 이날 기준금리를 종전 2.5%에서 3.25%로 0.75%포인트 올렸다.
이는 필리핀에서 거의 22년 만에 최대 금리 인상이라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BSP는 당초 다음 달 18일에 통화정책 회의를 열 예정이었으나, 이날 갑작스럽게 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펠리페 메달라 BSP 총재는 "긴급 조치를 함으로써 인플레이션 기대를 더욱 고정하고 인플레이션 전망에 대한 증가하는 위험을 완화하려고 했다"고 예정에 없는 금리 인상 배경을 설명했다.
앞서 BSP는 3년 6개월 만에 처음으로 지난 5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린 데 이어 지난달에도 0.25%포인트 인상했다.
BSP 측은 이전에 경제 회복세를 보호하기 위해 금리를 점진적으로 올리겠다는 입장이었으나, 페소화 가치가 이번 주 들어 달러화 대비 사상 최저치로 떨어지자 비상 대응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필리핀은 쌀, 연료 등 많은 상품을 수입에 의존하기 때문에 페소화 가치가 내리면 수입 물가가 오른다.
필리핀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6월에 6.1%로 2018년 10월 이후 최고치를 보였다.
메달라 총재는 지금까지의 우호적인 성장 여건은 국내 경제가 추가 통화 긴축을 수용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는 "인플레이션을 목표치로 낮추는 데 필요한 추가 조치를 할 의지와 준비가 변함없음을 대중들에게 확신시키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날 싱가포르 중앙은행인 싱가포르통화청(MAS)도 물가를 잡기 위해 전격적인 통화긴축에 나섰다.
MAS는 이날 싱가포르달러(S$) 명목실효환율(NEER)의 정책밴드 중간값을 상향 조정하는 방식으로 통화 긴축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정책밴드의 폭과 중간값은 기존 수준을 유지했다.
MAS가 4월과 10월에 열리는 정례회의를 통하지 않고 통화정책을 변경한 것은 지난 1월에 이어 이번이 올해 2번째다.
MAS는 기준금리 대신 주요 교역상대국의 환율 변화를 고려한 명목실효환율 정책밴드를 조정하는 방식으로 통화정책을 운용한다.
이 같은 '깜짝' 통화 긴축에 싱가포르달러 가치는 이날 달러 대비 0.7% 올랐다고 블룸버그가 전했다.
MAS는 또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종전 4.5∼5.5%에서 5∼6%로, 근원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2.5∼3.5%에서 3∼4%로 각각 높였다.
앞서 전날 캐나다 중앙은행(BoC)이 기준금리를 기존 1.5%에서 2.5%로 1.0%포인트나 올려 시장을 깜짝 놀라게 했다.
이런 '점보 점프'(Jumbo Jump·1%포인트 인상)는 1998년 이후 24년 만에 처음이었다. 이코노미스트들은 당초 0.75%포인트 인상을 예상했다.
티프 매클럼 BoC 총재는 "기준금리를 미리 대폭 인상함으로써 앞으로 추가 인상 필요성을 줄이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목표하고 있는 기준금리 최고점이 현재 2∼3%로 추정되는 중립 금리 범위의 상단보다 다소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BoC는 4월과 6월 연이어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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