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연합뉴스) 이율 특파원 = 세계 최대 자동차 부품업체 보쉬가 반도체 제조에 30억 유로(약 4조원)를 추가로 투자하면서 반도체기업으로 전환할 태세라고 독일 한델스블라트 등이 15일(현지시간) 지적했다.
올해 초 취임한 슈테판 하르퉁 보쉬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드레스덴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2026년까지 30억 유로를 반도체 제조에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로써 보쉬의 반도체 투자액은 올해에만 50% 늘어나게 된다. 이번 투자로 보쉬의 양대 반도체 거점인 드레스덴과 로이틀링엔에는 연구·개발(R&D)센터가 생기게 된다.
보쉬는 지난해 가을 반도체 제조시설 확충에 속도를 내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르퉁 CEO는 "고객들의 반도체 수요가 계속 늘어나고 있어 대비하는 차원"이라면서 "이 작은 부품에는 큰 사업이 들어있다"고 말했다.
보쉬의 이번 투자는 반도체·통신 부문 '유럽연합(EU) 공동 관심 분야 주요 프로젝트(IPCEI)'로 선정돼 EU의 지원도 받는다.
EU는 오는 2030년까지 세계 반도체 시장 점유율을 현행 10%에서 20%로 확대해 반도체 자립을 이루겠다는 목표하에 반도체 관련 투자유치에 속도를 내고 있다.
보쉬의 이번 투자는 드레스덴에 유럽대륙에서 가장 현대적인 반도체 공장을 연 이후 1년 만에 이뤄졌다.
보쉬는 당시 10억 유로(약 1조3천억원) 이상을 투자하기로 하면서 설립 이후 최대 단일투자를 하기로 한 데 이어 또다시 투자에 나섰다.
보쉬는 재차 반도체에 대한 투자에 나서면서 앞으로 10년 후에는 점점 더 반도체·소프트웨어기업으로 전환할 것이라는 점을 명확히 했다고 한델스블라트는 지적했다.
보쉬는 이와 함께 2025년까지 디지털화에 100억 유로(약 13조원)를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보쉬는 지난해 소프트웨어개발자 4천여명을 고용했다. 현재 보쉬가 고용중인 소프트웨어개발자는 3만8천명에 달한다. 이중 3만명은 모빌리티 부문에서 일한다.
보쉬의 강점은 자동차부품, 가재도구, 전기공구 등의 초정밀 대량 생산에 있지만, 이 136년된 기업의 흥망은 소프트웨어와 반도체 인공지능에 달렸다는 평가다.
하르퉁 CEO는 "혁신리더십은 반도체에서 시작된다"면서 보쉬가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전기자전거 동력장치나 레이다 센서를 위한 내장형 시스템(Systems-on-Chips) 개발 등을 사례로 들었다.
보쉬는 이를 통해 미래에 차량 제어용 반도체를 디자인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 하고 있다고 한델스블라트는 지적했다. 지금까지 보쉬는 마이크로칩을 내장한 초소형 지능형 자동 탐지·감응 장치를 생산해왔다.
yuls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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