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톡홀름 올림픽 육상 2관왕…프로경력 문제돼 금메달 박탈당해
(뉴욕=연합뉴스) 고일환 특파원 = 110년 전 스톡홀름 올림픽에서 2관왕에 올랐지만, 프로 경력이 문제가 돼 금메달을 박탈당한 미국의 짐 소프가 명예를 완전히 회복했다.
뉴욕타임스(NYT)는 15일(현지시간)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소프를 1912년 스톡홀름 올림픽 육상 10종 경기와 5종 경기의 단독 우승자로 인정했다고 보도했다.
1887년 미국에서 태어난 소프는 육상뿐 아니라 야구와 미식축구 등 다양한 종목에서 뛰어난 재능을 보인 만능선수였다.
그는 스톡홀름 올림픽에서 2관왕에 올랐지만, 올림픽 출전 이전 1주일에 25달러를 받고 야구 마이너리그 경기에 출전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이듬해 금메달이 박탈됐다.
당시 IOC는 프로 선수들의 올림픽 출전을 금지하는 엄격한 아마추어 규정을 고수하고 있었다.
그러나 소프가 인종차별의 피해자라는 시각도 적지 않았다.
IOC가 소프의 금메달을 박탈하는 등 유독 강경한 조처를 한 것은 소프가 미국 원주민 혈통이라는 사실과도 연관이 있다는 주장이다.
IOC는 소프가 사망한 지 30년 가까이 흐른 1982년 소프를 공동 우승자로 인정하겠다고 한 발 물러섰다.
1912년 대회에서 소프의 금메달이 박탈된 뒤 우승자가 된 노르웨이와 스웨덴 선수와 함께 공동 우승을 한 것으로 간주하겠다는 이야기였다.
그러나 당시 대회에서 소프가 1위로 경기를 끝낸 만큼 단독 우승자로 역사에 기록돼야 한다는 주장은 사그라지지 않았고, 결국 IOC도 소프를 단독 우승자로 인정하게 됐다.
IOC는 결정에 앞서 10종 경기와 5종 경기의 공동 우승자였던 노르웨이와 스웨덴 선수 유족들의 의견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소프는 1913년부터 1919년까지 뉴욕 자이언츠 등 메이저리그 팀의 외야수로 활약했고, 1920년부터는 프로풋볼 선수로 전환했다.
소프는 1953년 사망했다.
kom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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