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황희경 기자 = 지속적인 물가 상승으로 지갑이 얇아진 소비자들이 식료품 같은 필수품이 아닌 상품은 구입을 미루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17일 산업통상자원부의 주요 유통업체 매출동향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오프라인 유통업체 매출은 10.1% 증가했지만 가전/문화 분야 매출은 9.7% 감소했다.
특히 대형마트에서 가전/문화 상품군 매출은 2월에 0.5% 증가한 것을 제외하고는 올해 들어 계속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했다.
실제 한 대형마트에서는 지난달 1일부터 이달 14일까지 TV와 냉장고, 주방가전 등 가전제품 매출이 역신장했다.
TV는 12.2%, 냉장고는 2.4%, 전기밥솥·레인지 등 주방가전은 4.6% 매출이 줄었다.
인테리어 관련 상품을 찾는 사람도 줄면서 여름철에 수요가 늘어나던 암막 커튼과 블라인드 매출은 9.1% 감소했다.
같은 기간 수박과 복숭아, 자두 등 국산 과일 매출은 14.4%, 쇠고기 매출은 16.4% 각각 증가했다.
휴지 등 제지와 세탁세제 매출 또한 각각 4.2%, 13.7% 증가해 물가 상승에도 필수품 소비는 줄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이 역신장한 가전과 인테리어 상품군은 모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서 이른바 '집콕' 영향으로 호황을 누린 데 따른 기저효과에다 최근 물가 상승에 따라 당장 필요하지 않은 소비를 줄이는 경향이 겹치면서 수요가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가전 양판점 역시 매출 하락으로 고전하고 있다.
유안타증권[003470]은 최근 롯데하이마트[071840] 관련 보고서에서 "코로나19 기간 중 가전 교체 사이클이 한 차례 지나간 이후 매크로(거시) 환경에 따른 내구재 소비 수요 둔화가 빠르게 나타나면서 가전제품 매출이 전반적으로 하락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고물가, 고금리가 이어지며 가계 부담이 급격히 증가해 장보기도 고민이 많아진 시기"라며 "유통업체들은 고물가에 소비자들의 지갑 사정을 고려해 생필품 위주의 가성비 상품을 적극적으로 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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