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국익과 맞물려 있다"…중동서 美리더십 강화방침 천명(종합)

입력 2022-07-17 03:08  

바이든 "국익과 맞물려 있다"…중동서 美리더십 강화방침 천명(종합)
"중동서 떠나는 일 없을 것"…인권 포함한 對중동정책 5대 원칙 소개
인권정책 후퇴 비판속 첫 순방 마무리…석유 증산 등 구체성과는 부족 지적도



(테헤란·워싱턴=연합뉴스) 강병철 이승민 특파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사우디아라비아 등 걸프만 지역 아랍 국가들과의 협력 강화를 통해 중동 지역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제고하겠다는 방침을 천명했다.
그러나 고유가 대응을 위한 석유 증산 문제나 아랍국가와 이스라엘간 관계 개선 등의 구체적인 문제에 있어서는 구체적인 성과를 만들지 못하면서 이른바 까슈끄지 암살 문제와 관련한 '인권 정책의 후퇴'라는 비판을 들으면서까지 강행한 첫 중동 순방이 '빈손'으로 끝났다는 지적도 나온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서 열린 '걸프협력회의(GCC)+3 정상회의'에서 "세계가 더 경쟁적이 되고 우리가 직면한 도전이 더 복잡해지면서 중동이 미국의 국익과 긴밀하게 맞물려 있다는 것이 더 분명해졌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은 중동 지역을 떠나 그 공간을 중국, 러시아, 이란이 채우도록 두지 않을 것"이면서 "중동 지역에서 미국은 적극적으로 관여하는 파트너로 남을 것이다. 미국은 적극적이고 원칙 있는 리더십을 바탕으로 지역(중동) 내 기반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어 ▲ 규칙 기반의 국제질서를 준수하는 국가들과 협력 강화 ▲ 호르무즈 해협 등 중동 지역에서 항해의 자유 보호 ▲ 중동 지역에서의 긴장 완화 추구 ▲ 중동 지역 국가와 정치, 경제, 사회적 협력 추구 ▲ 인권 보호 추구 등 중동 정책의 5대 원칙을 직접 소개했다.
그는 "규칙 기반의 국제질서를 지지한다는 것은 모든 이슈에 대해서 같은 입장이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그것은 급박한 국제적 도전 과제에 대해 함께 일할 수 있도록 핵심 원칙이 일치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어 식량 위기 문제를 거론하면서 "이 지역에서의 위기를 완화하기 위해 우리는 수십억 달러 지원을 약속했는데 이 가운데 10억 달러(약 1조3천200억원) 이상은 미국에서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인권 문제와 관련해서는 "그것은 미국의 DNA에 있다"면서 "나아가 여성이 동등한 권리를 향유하고 경제 발전에 기여할 수 있을 때, 시민들이 보복당할까 두려워하지 않고 지도자들에게 질문하고 비판할 수 있을 때 모든 국민이 잠재력을 발휘해 미래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나 역시 수년간 수많은 비판을 받고 있고 그것이 즐겁지는 않다"면서 "그러나 자유롭게 발언하고 생각을 나눌 수 있는 능력이 혁신을 가져온다"고 강조했다.
이날 GCC + 3 정상회의에는 GCC 회원국(사우디, 아랍에미리트, 카타르, 바레인, 오만, 쿠웨이트)에 더해 이집트, 이라크, 요르단 등 3개국 정상이 참석했다.
이 다자 정상회의에 사우디에서는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사우드 사우디 국왕 대신 실권자로 통하는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가 참석했다.



다만 이 정상회의에서도 석유 증산이나 이스라엘을 포함한 지역 안보 협력 강화 문제 등에서 구체적인 성과를 내지 못했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평가했다.
가령 바이든 대통령은 에너지 위기에 대해서는 "국제적인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충분한 공급을 보장할 필요가 있다는 데 우리는 동의했다"면서 "에너지 생산업체들은 이미 증산했으며 향후 수개월간 벌어질 일에 대해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러시아 등까지 포함한 '석유수출국기구(OPEC) 플러스'의 8월 3일 회의 때 증산 결정을 해줄 것을 기대하는 발언으로 풀이되나 사우디는 온도차가 있는 반응을 보였다.
무함마드 왕세자는 회의에서 "사우디는 이미 최대 생산 능력치인 하루 1천300만 배럴까지 증산 계획을 발표했으며, 이를 넘어서는 추가 생산은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란 핵 문제에 대한 대응 협력도 거론했으나 구체적인 성과를 내지는 못했다는 평가다.
이와 관련, 미국은 이스라엘과 아랍 국가들의 관계 정상화를 토대로 이란의 위협에 공동 대응하는 연합 방공망 구축을 추진해왔으나 정상회담에서 이런 논의는 없었다고 파이살 빈 파르한 사우디 외무장관이 기자회견을 통해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GCC+3 정상회의 전 이라크, 이집트, 아랍에미리트(UAE) 등과 양자 회담을 하고 식량 안보·에너지 등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
이 회동을 통해 그는 무함마드 빈 자예드 알 나흐얀 UAE 대통령의 연내 미국 방미를 요청했다. 또 요르단과 정상회담에서는 매년 최소 14억5천만 달러를 지원키로 약속했다. 이스라엘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요르단에는 팔레스타인 및 시리아 난민에 체류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GCC+3 정상회의 등의 일정을 끝으로 취임 후 첫 중동 순방을 마치고 귀국에 올랐다.
solec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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