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주담대 상환 거부'에 부동산 대출 연장 등 급한 불 끄기

입력 2022-07-18 14:03  

中, '주담대 상환 거부'에 부동산 대출 연장 등 급한 불 끄기
은행권에 부동산 개발사 자금지원 독촉…중소은행 위한 지방채 발행도 가속

(서울=연합뉴스) 인교준 기자 = 중국 부동산 시장 침체 속에서 전국적 은행 주택담보대출(모기지) 상환 거부 운동이 대규모 시위 사태로 번지자 중국 당국이 부동산 대출 연장과 개발 자금 지원을 촉구하는 등 '급한 불' 끄기에 나섰다.
18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중국 은행보험감독관리위원회(CBIRC·은보감회)는 전날 여러 루트로 각 은행에 적격 부동산 개발사업에 대한 대출을 연장하고 부동산 개발업자들의 합리적인 자금 지원 요청에 응하라고 주문했다.



작년부터 중국 부동산 시장이 심각하게 얼어붙고 헝다(恒大·에버그란데) 등 대형 부동산 개발 업체들이 유동성 위기에 빠졌다.
이에 따라 부동산 개발사업 좌초로 아파트 등의 공사가 중단되자 수분양자들의 주택담보대출 상환 거부 운동으로 번졌으며, 이젠 금융위기로 치달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져 왔다.
실제 최근 허난성 정저우시의 경우 신규 주택 중 공사가 지연된 비율이 전국 주요 도시 가운데 가장 높은 28%에 이른 가운데 중소 마을은행들의 뱅크런(현금 대량 인출 사태)과 예금주들의 시위 사태가 벌어졌다.
또 지난 14일에는 아파트 공사 중단 피해자 1천여명이 시안시에 있는 산시성 은행감독국 건물을 에워싸고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포위 시위'를 벌였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이처럼 최근 몇 주간 중국 86개 도시, 230곳 이상의 아파트 등 주택 단지에서 공사가 재개되지 않는 한 주택담보대출 상환을 거부한다는 집단행동이 펼쳐지고 있다.
이런 사정을 살펴볼 때 은보감회의 이번 조치는 부동산 시장 위기가 시위 등 사회 불안과 부실 채권 위험으로 확산해 금융위기로 번지는 것을 차단하려는 조치로 보인다.
은보감회 관리는 전날 관영매체인 은행보험보(中國銀行保險報)와의 인터뷰에서 각 은행에 "사회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부동산 개발사업 공사가 신속하게 재개되고 주택이 수분양자들에게 조기에 인도될 수 있도록 하라고 촉구했다.
이 관리는 아울러 각 은행이 주택담보대출 고객과의 소통을 강화하고 부동산 개발사업 인수를 지원해 부동산 시장을 안정시키라고 주문했다.
이런 가운데 로이터에 따르면 은보감회와 재정부, 인민은행이 협력해 중소 은행의 자본 확충을 위한 특별 지방채 발행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은행보험보가 보도했다.
코로나19 방역 차원의 도시 봉쇄 등으로 중국의 2분기 경제성장률이 급격히 둔화한 가운데 중소 은행의 피해가 극심해 중국 당국이 조치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은행보험보 보도에 따르면 지난 1∼5월 중소 은행들은 총 3천943억 위안(약 68조원)의 부실채권을 손실 처리했는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천72억 위안(약 21조원) 증가한 것이었다.
이 신문은 상반기에 중소은행 자본 확충을 위해 랴오닝성, 간쑤성, 허난성과 다롄시가 총 1천30억 위안(약 20조원)의 특별 지방채 발행 한도를 받았으며, 가까운 시일 내에 다른 지역의 특별 지방채 발행 계획도 승인될 것이라고 전했다.
kjih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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